<사설>폭력시위 시대의 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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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9일간 치열했던 연세대사태가 경찰진압으로 끝이 났다.이번 사태를 지켜본 국민들은 도쿄(東京)대 야스다강당의 경찰진압으로 일본 좌경 학생들의 폭력시위가 막을 내렸듯,연세대 사태를 끝으로 좌경폭력시위의 시대는 영원히 끝장내고 학생운동 의 일대 방향전환이 있어야 한다는 강한 공감대를 지니게 됐다.
이 공감대를 현실로 정착시키기 위해선 정부.대학 당국.대학생.경찰,나아가 국민 모두 합치된 노력을 다해야 한다.첫째,대학이 불온단체의 온상이거나 은신처가 될 수 없도록 해야한다.청원경찰을 동원하는 한이 있더라도 대학내에 화염병이나 쇠파이프가 다량으로 유입되는 사태를 차단해야 한다.대학이 허용치 않은 불법집회장소로 사용되지 않게끔 대학은 조기에 경찰과 협조해 자구노력을 보여야 한다.이번 사태로 연세대는 전쟁뒤의 폐허를 방불케하는 피해를 봤다.인근상가와 주민들 피해는 누가 보상해줄 것인가.아무도 원치 않는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대학이 앞장서 대학을 지키는 노력을 보여야 하고,경찰은 이런 대학의 노력을 뒷받침해야 한다.
둘째,이번 시위의 시발은 이른바 통일축전이었다.친북적(親北的) 성향에 극단적 폭력시위마저 불사하는 통일축전행사에 어떻게 그토록 많은 대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었느냐에 대해 정부와 대학,그리고 가정이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통일정책에 대한 정부입장이 우왕좌왕한 결과는 아닌지,통일논의를 활성화해서 북한 바로알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법치 민주사회에서 법과 질서를 충분히 가르치지 못한 결과는 아닌지,이런 문제를 두고 집안에서 충분한 토론을 하지 못한 결과 는 아닌지 우리 모두가 반성할 일이다.
셋째,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대학생들의 친북적 통일집회가 이번사태를 계기로 국민들의 호응을 전혀 얻지 못한다는 확인이었다.
한총련 간부들은 이를 직시하고 연구와 자기성찰을 통해 학생운동방향을 새롭게 트는 전환점을 모색해야 한다.
큰 불상사 없이 진압을 끝낸 경찰의 노고는 인정하지만 사태가악화될대로 악화될 때까지 방치하다가 여론을 등에 업고 강경일변도로 나가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본다.선의의 학생회와 일부 좌경친북세력을 구별하는등 평소 정보력과 수사력을 발 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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