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롯데-LG 윤학길 7회까지 무실점 호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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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8회초 양상문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걸어오자 윤학길(사진)은 하늘을 쳐다보며 웃었다.아쉬운 웃음이었다.『완투할 수도 있었는데….』 7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모처럼 완투가 기대됐던 터였다.8회초 안타에 이어 사구를 내주자 양상문코치가 한차례 마운드에 올라왔을 때는 『더 던질 수 있다』며 내려보냈다.그러나 내야땅볼로 1점을 내주자 재차 양코치가 걸어나온 것이었다 .부산의 팬들은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윤학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었다. 7과 3분의2이닝동안 6안타 1실점에 삼진 3개.올시즌 2승째에 선발로는 첫승이었다.
올시즌 내내 어두운 그림자가 떠나지 않았던 윤학길의 얼굴이 모처럼 환하게 변한 순간이었다.완투는 놓쳤지만 프로통산 다섯번째 3백경기 출장기록을 세웠다.
윤은 시즌초반 극도의 컨디션 난조로 선발투수진 펑크에 일조(?)함으로써 우승후보로 꼽히던 롯데의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있었다.등판도 뜸하고 어쩌다 선발로 나서면 초반에 난타당하다 강판당하기 일쑤였다.4패후 지난달 30일 현대와의 경 기에서 처음으로 구원승을 거뒀으나 여전히 자기 페이스는 아니었다.16일 대 LG전에서 선발로 나선 것도 선발 로테이션이 완전히 무너진롯데가 궁여지책으로 내세운 것이었다.
더구나 상대 선발은 최근 무서운 기세를 올리고 있는 김용수.
경기가 시작되기전 윤학길은 너무 심각한 표정이어서 말을 걸기힘들 정도였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진행되면서 윤학길은 예전의 당당한 모습을홈팬들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1백38㎞대의 직구는 예전 그대로였고 직구보다 많은 수의 슬라이더로 LG 타자들을 공략했다.
LG벤치에서는 『학길이는 초반에 공략해야 한다』고 주문했으나LG타자들은 묵직한 윤의 볼을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롯데타자들은 최고참 투수의 호투에 보답이라도 하듯 초반에 대량 득점,4회에 6-0으로 점수차를 벌림으로써 윤학길의 어깨를가볍게 했다.
4번 임수혁은 5타수4안타 3타점,9번 김대익은 4타수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부산=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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