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테러목표 된 해외진출 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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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스리랑카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반군(反軍)게릴라로부터 폭탄테러를 당했다.다행히 우리 주재원들의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현지의불안한 치안상태로 보아 제2,제3의 사건이 우려되는만큼 현지 공관과 기업들의 단단한 대비가 있어야겠다.
이번 테러는 이미 예고돼 있었다.원주민이자 불교도인 싱할리족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해온 힌두교도 타밀족이 13년여간의 내전을벌이면서 자신들의 독립문제를 국제문제화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이번에 그 대상을 한국으로 삼은듯 하다.한국대사 관은 이미 지난해 반군세력으로부터 스리랑카와의 경제협력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테러협박을 받았다고 한다.현지에 76개업체가 진출해 체류자만도 7백명에 달하고 투자규모로도 싱가포르에 이어 두번째라는점,그리고 최근 스리랑카대통령이 한 국을 방문해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벌이고 돌아간 직후 발생한 점 등으로 볼 때 계산된 테러임이 분명하다.
우리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분쟁지역이나 치안상황이 허술한 지역의 현지기업과 체류한국인에 대한 안전문제가 중요한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무엇보다 현지공관이 주재국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철저한 경비,기업에 대한 안전관련 정보제공,대비책등을 마련해 우리국민의 재산과 생명이 위협받지 않도록 해야한다.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도 자기책임아래 사전에 완벽한 대비책들을 마련해야 한다.분쟁지역에는 가급적 투자 등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겠으나 불가피할 경우 현지 우리 기업간의 안전정보에 대한 상호교류,위급상황시 상호연대 등 자위책이 마련돼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나 주재원들이 주재국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중립적인 입장을 취해 어느 쪽으로 부터도 원성(怨聲)을 사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
특히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해 우리가 인간적인대우를 해줌으로써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서도 한국에 대해 좋은이미지를 갖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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