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솔솔나는 南北 비밀접촉說-4자회담 제의후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남북 당국자간 비밀접촉설이 양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꼬리를 물고 있다.이와함께 그동안 경색된 남북관계가 화해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올들어 남북 비밀접촉설은 지난 2월 북한이 수차례 쌀지원을 요청하는 팩스를 보내온 이후 본격화 됐다.특히 한반도평화 4자회담이 제의된 4월 이후에는 미국의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를 비롯한 외국언론과 소식통들이 이 문제를 계속거론하고 있다.
우리정부는 이에대해 사실무근임을 수차례 밝혔다.그동안 침묵하던 북한도 4일 이례적으로 대남전담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祖平統)서기국 논평을 통해 접촉사실을 부인했다.그러나 접촉시간.
장소.참석인물까지도 적시되는등 남북 접촉설은 잦아 드는 기색이없다.오히려 남북이 다같이 나서 접촉설을 부인하는데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남북관계의 획을 긋는 주요 사안들 대개가 비밀접촉을 통해 성사됐고,또 그에 앞서 당국의 단호한 부인이 있었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을 설득력있게 하는 요인이 되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더 이상의 관계악화로는 남북 모두 이로울게 없다는 현실적 판단도 한몫한다.
우리정부가 3백만달러의 대북 경제지원에 이어 9월 나진.선봉투자포럼에 기업대표단을 보내기로 한 것이나 북한이 국경을 침범한 소설가 김하기씨를 처리하면서 보인 전에 없던 자세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비밀접촉을 둘러싼 소문의 진위여부는 8.15 중대발표설과 나진.선봉 투자포럼 참가계획의 확정,범민족대회등 남북간 현안이 맞물려 있는 이번 달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어쨌든 남북간에는 경제문제 이상의 논의와 접촉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상당한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만큼 비밀접촉설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전망이다.
이영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