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 다 안 갚자 살해 청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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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경찰청은 폭력배가 빌려간 돈을 갚지 않자 또 다른 폭력배를 동원해 살해하려고 한 혐의(살인교사)로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차명계좌를 관리하던 이모(4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앞서 조직폭력배 박모(38)·정모(37)·윤모(39)씨를 구속했다. 이씨는 회사에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조직폭력배인 박씨는 회장의 자금을 관리하고 있는 이씨에게 접근해 “사채와 사설 경마장 등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꼬드겼다. 이씨는 2006년 8월부터 2007년 3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회장의 자금 200억원 중 180억원을 빌려줬다. 하지만 박씨는 돈을 불려주기는커녕 빌려준 180억원 중 100억원만 이씨에게 돌려줬다. 그러자 이씨는 지난해 5월 조직폭력배 정모(37)씨에게 “박씨를 살해해 달라”고 부탁했다. 정씨는 박씨 살해를 기도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CJ는 지난달 세무서에 차명계좌를 자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CJ 관계자는 “그 돈은 회장이 선대에서 증여받은 개인 자금이며 세무서에 신고 후 증여세·양도소득세 등을 모두 완납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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