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글쓰기] “매주 책 3권씩 읽고 서평 … 메모는 내 일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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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린양은 “주제어와 관련된 단어를 마인드맵으로 그린 후 글을 쓰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횡성=오상민 기자]

“블로그와 미니홈피에 일기, 영화 감상문 등 매일 한 가지 주제를 정해 꾸준히 글쓰기 연습을 했어요.”

민족사관고 ‘글쟁이’로 통하는 2학년 이서린양의 말이다. 이양은 중학교 때부터 고교 2학년 때까지 백일장에서 받은 상장이 30개가 넘는다. 그동안 만해축전 전국 고교생 백일장 대통령상, 윤희순백일장 장원, 광복63주년 기념 글짓기대회 특상, 강원도 사이버 독후감대회 은상 등을 받았다. 이양에게 글을 잘 쓰는 비결을 물었다.

주제어 관련 단어 마인드맵으로 그려 이양은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을 살려 청소년기의 정서에 맞게 글을 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양은 독특한 글쓰기 비결을 갖고 있다. 주제어와 관련된 단어를 가지치기하듯 적어 마인드맵을 그리는 것이다. 예컨대 주제어가 국수라면 국수와 관련된 단어들을 적고 육하원칙에 맞춰 글을 쓴다.

이양은 메모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점심시간에 일어난 일도 메모지에 적는다. 그는 “글을 쓸 때 제목과 소재를 고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주제어가 법이라면 인간의 유·무죄, 형량, 사형제, 구속 등을 성찰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글을 잘 쓰려면 역시 독서가 중요하다. 국사시간에 동학농민운동에 대해 배웠다면 이와 관련된 역사책을 읽은 후 농민군의 입장에서 글을 써 보라는 게 이양의 말이다.

언어영역 상위권 “다독이 자산” 현대소설을 좋아한다는 이양은 언어영역에서 늘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양은 교과과정에 나오는 『필론의 돼지』(이문열), 『독짓는 늙은이』(황순원),『바비도』(김성한), 『광장』(최인훈)은 미리 작품을 읽고 ‘기초체력’을 쌓았다고 말했다. 이양은 매주 책을 3권씩 읽고 서평을 썼다. 서평은 줄거리 위주보다 책 내용과 실제 경험을 연결지어 쓴다. 예컨대 『칼의 노래』에서 이순신이 나라에 충성하고 어머니에게 공손한 효자로 나온다. 이때는 부모님께 효도한 경험을 서평에 적었다.

“이인화 작가의 『영원한 제국』을 읽으면 정조의 독살설 음모를, 김훈의 『칼의 노래』는 이순신이란 인물에 대해 공부할 수 있고 『낭군 같은 남자들은 조금도 부럽지 않습니다』는 병자호란을 소재로 ‘박씨전’ 등 역사적 소재를 재구성한 소설입니다. 역사책을 많이 읽으면 글쓰기뿐 아니라 국사공부에도 도움이 돼요.”

이양은 “글쓰기는 역시 실전에서 훈련해야 실력이 는다”며 백일장에 자주 나가볼 것을 권했다. 이양은 사회과학계열에 진학해 글을 잘 쓰는 외교관이 되는 게 꿈이다.

횡성=정유진 기자, 사진=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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