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수입영화 '헤어 누드'장면 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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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잡지는 되고 영화는 왜 안되나.』그동안 영화 화면상의 「헤어(음모)누드」를 금지해온 일본 영화윤리위원회가 한 외국영화 감독의 이유있는 항의에 손을 들고 처음으로 음모누드의 화면을 허용했다.
문제의 영화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와 빔 벤더스가 공동감독한독일.프랑스.이탈리아 합작영화 『사랑의 해후』(원제 『구름 저편에』).두 감독은 이 영화의 음모가 나오는 부분을 삭제하라는일본 영화윤리위원회의 요구에 의문을 제기,지난 달초 반론회견을갖기 위해 일본으로 날아왔다.벤더스 감독은 회견에서 『영화가 이미 세관을 통과한 데다 작품내용이 성을 흥미거리로 다룬 것도아니다.음모가 약간 나온다고해서 뭐가 문제냐』며 항의했다.그는『공항에서 탄 택시안에는 섹스 장면 투성이의 만화가 있었으며 지하철에선 16세 아래로 보이는 소년이 헤어누드 사진이 실린 잡지를 버젓이 보고 있었다.아무나 볼 수 있는 잡지는 되고 관객을 제한하는 영화는 안된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안토니오니 감독은 『「구름 저 편에」에 구름이 끼었다』며 일본 영화윤리위원회의 자세를 어이없어했다.일본 영화윤리위원회는 결국 지난달 12일의 재심사에서 두 감독의 항의를 받아들여 무수정 상영을 허용했다.벤더스 감독은 『관객의 연령제 한을 세분화해 폭력이나 성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한편 어른들에게는 자유로운 감상을 보장해야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도쿄=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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