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올림픽 여자 핸드볼 구기 첫 3연패 노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홍정호(洪廷昊.23.한체대)냐,아냐 안데르센(26.덴마크)이냐.」 88서울올림픽과 92바르셀로나올림픽 우승에 이어 애틀랜타올림픽에서 한국스포츠사상 첫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한국 여자핸드볼의 「신화탄생」여부는 이들 맞수의 대결에서 결판난다.
결승전(한국시간 4일 새벽)에서 덴마크와의 대결이 확정된 직후 대표팀 정형균(鄭亨均.42.한체대교수)감독은 홍정호에게 「안데르센 봉쇄」 특명을 내렸다.
이에 따라 홍정호는 결승전에서 안데르센을 전담하는 밀착방어로한국수비에 빗장을 채우는 역할을 하게된다.
정감독이 한국의 간판 홍정호를 지명하면서까지 안데르센을 경계하는 것은 안데르센이 세계여자선수권대회 득점랭킹 1위에 올라있는 「공포의 공격수」이기 때문.
팀의 왼쪽 날개(레프트백 플레이어)인 안데르센은 크지 않은 키(177㎝)에도 불구하고 파워 넘친 장거리 슈팅과 현란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중앙돌파등 핸드볼의 모든 요소를 갖춘 전천후선수로 덴마크의 연승행진을 이끌었다.
덴마크가 올림픽 유럽지역결승에서 러시아등 강호를 물리치고 애틀랜타행 티켓을 딴 것도,올림픽본선에서 헝가리와 강호 노르웨이등을 제압한 것도 모두 실질적으론 안데르센의 「작품」이란 평가다. 그러나 홍정호도 이에 못지않다.지난 92바르셀로나올림픽 우승의 주역이며 93여자핸드볼세계선수권대회(노르웨이)에서 최다득점왕(7경기에 58골)에 오른 한국공수의 핵이다.
한국대표팀 부동의 오른쪽날개라는 포지션상 홍은 국제경기에서 항상 안데르센과 맞부딪칠 수밖에 없다.홍의 공격시엔 안데르센이홍을,안데르센의 공격시엔 거꾸로 홍이 맡아 경기마다 두선수는 부딪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둘이 맞대결을 펼친 것은 단 한번.한국이 핸드볼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격돌,한국이 33-31로 힘겹게 제압했었다.
숙명의 맞수라는 점을 제외하면 두선수는 개인적으론 절친한 사이.자주 편지를 교환해 우정을 나누며 배번도 「11번」으로 같다. 『친구지만 결코 양보할 수 없습니다.더구나 감독님이 성옥이 언니를 「더블」로 붙여주셨기 때문에 힘이 저절로 납니다.』홍정호는 감이 좋다.코트 전반을 종횡으로 누비는 「야생마」 안데르센을 확실히 잡기 위해 정감독이 팀의 또다른 기둥 오성옥(吳成玉.26.종근당)을 결승전에서 홍정호와 함께 더블포스트로 기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애틀랜타=정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