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韓 김학균.中 예자오잉 한국식당서 만나 열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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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하늘이 무너져도 사랑을 놓치진 않겠어요.제가 선택한 소중한사람이니까요.』(김학균) 『학균씨가 너무너무 좋아요.사랑하니까이렇게 만나죠.』(예자오잉) 만리장성을 넘어 애틀랜타올림픽에서마침내 「셔틀콕의 사랑」을 꽃피운 한국의 김학균(25.대전중구청)과 중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예자오잉(23).
비록 이번 올림픽에서 이들 커플은 메달은 못땄지만 서로의 사랑을 재확인하는 귀중한 기회였다.이들에겐 「사랑의 금메달」이 더 소중했다.
지난 29일 밤 조지아주립대 경기장에서 벌어진 한국의 김지현(부산외대)과 중국 예자오잉의 8강전.그때 김학균은 먼발치에서두선수의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다.물론 어느 한쪽도 일방적으로 응원할 수 없었다.양쪽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야하 는 아이러니였다. 물론 팀동료의 승리도 기뻤지만 어쩐지 마음 한켠에선 자꾸만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오버랩됐다.패자로 돌아서는 예자오잉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그는 더욱 그녀에 대한 사랑을 확인했다.
173㎝.65㎏로 서글서글한 눈매의 미남 김학균이 자신보다 3㎝나 큰 슈퍼모델급 예자오잉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은 91년세계선수권에서부터.그녀에게 가슴속으로 사랑을 느끼고 있었지만 선뜻 풀어놓을 수는 없었다.그러다 김이 예자오잉 에게 첫사랑을고백한 것은 3년뒤인 94년5월 세계선수권(인도네시아)때였다.
그러나 이들의 처음 만남은 짧았다.
***[ 37면 『사랑』서 계속 ] 국경의 장벽과 세인의 눈길을 피해야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국제대회에서 짬짬이 나누는 몇마디 사랑의 밀어가 고작이었지만 서로의 가슴에 사랑을 키워나갔다. 국제대회에서 만난 이들은 주로 한국식당을 데이트 장소로이용했다.그때 교제의 다리역할은 김의 팀동료이자 예자오잉과 절친한 방수현이 맡았다.그후 이들의 사랑은 급속도로 발전했다.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누구도 사랑을 막지는 못했다 .늘 편지나 국제전화로 사랑을 확인하곤 했기 때문.
『그녀는 생각이 깊고 활발한 성격입니다.예자오잉이 한국요리를좋아해 음식점에 가면 우리는 시간 가는줄 모릅니다.』 예자오잉은 중국에서도 미인이 많다는 황저우(黃州)에서 전축구감독의 외동딸로 태어났다.아직 김이 그녀의 부모로부터 결혼 승낙은 받지않았지만 김의 부모는 반대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한.중 탁구커플인 안재형-자오즈민에 이어 이들이 제 1호 한.중 배드민턴커플로 탄생되길 기대해본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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