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뇌졸중은 '올빼미족' 습관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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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권좌에 복귀할 수 있을까.

지난 10일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진 뒤 일부에서는 ‘양치질을 할 단계까지 회복됐다’ ‘와병설 자체가 의문’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의학적 시각에서 정황을 종합하면 김정일은 오랜 습관과 성격·지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중풍을 맞았기 때문에 이전의 건강을 회복하기 힘들다는 것이 진실에 가깝다.

대북 정보통 사이에서는 2000년께부터 김정일이 밤을 꼬박 새우는 ‘올빼미형’인 데다 독주(毒酒)와 담배를 즐기기 때문에 조만간 쓰러질 것이라는 의견이 퍼졌다. 해외 의학계의 연구에 따르면 올빼미족 생활 습관은 뇌질환이나 심장질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정일이 올빼미형이라는 사실은 몇 년 전부터 노동신문의 보도로 확인되고 있다. 2005년 5월 농구 팬인 김정일이 지방 시찰 뒤 평양에 돌아와 오전 2시30분에 체육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전날 치러진 농구 경기 결과를 확인했다는 것이 보도됐다. 6월에는 그가 오전 4시20분에 책임일꾼(간부)을 전화로 격려했다는 소식이 실리기도 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정일이 1960년대 중반부터 아버지 김일성에게 보고하기 위해 오전 3, 4시까지 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신의 생활 리듬에 맞춰 파티도 한밤에 개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김정일이 아침에 회의나 행사에 참가할 때 밤을 꼬박 새운 것 같은 안색으로 하품하는 모습이 방송에 잡히곤 했다.

의학적으로 낮과 밤이 뒤바뀌면 면역체계와 생체시계가 엇박자를 놓을 가능성이 높다. 밤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각종 질병에 취약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마이클 어윈 교수가 잠이 부족해지면 면역물질의 분비 시스템에 고장이 나 염증이 증가하고, 이 때문에 당뇨병·심장병·뇌졸중·류머티즘 질환 등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를 ‘생물정신의학’에 발표하기도 했다.

게다가 밤잠을 자지 않아 피로가 쌓이면 ‘몸을 망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몸이 피로하면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술이 당기게 된다. 술이 당기면 담배 생각이 나고 결국 다시 피로해지기 쉽다는 것. 실제로 김정일은 술과 담배를 즐겨 왔다. 두 번에 걸친 정상회담에서 와인을 ‘원샷’했으며, 양주를 즐기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또 최근까지 담배를 피웠다고 한다.

또 올빼미형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많이 먹는 편인 데다 밤에는 아무래도 낮보다 덜 움직이게 된다. 이 때문에 내장에 비만이 쌓이면서 각종 장기의 기능이 떨어진다. 실제로 김정일은 배가 볼록 나온 ‘올챙이형 비만’이어서 각종 대사질환과 순환기질환에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일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 오찬 자리에서 “(남측 언론이) 내가 마치 당뇨병에 심장병까지 있는 것처럼 보도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기자가 아니라 작가인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몸은 진실을 속일 수 없다. 사진이나 방송을 통해 드러난 그의 체형을 볼 때 당뇨병·고혈압·심장병·뇌졸중 등의 질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정일은 당뇨병과 심장병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당뇨병은 피가 뻑뻑해지는 것이고 심장병은 심장이 온몸에 피를 보내기 위한 펌프질을 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둘 다 뇌에 제대로 된 혈액을 보내지 못한다. 김정일의 뇌졸중은 심장동맥에서 생긴 피떡(혈액 속의 칼슘 덩어리)이 동맥을 통해 뇌까지 흘러갔다가 뇌혈관을 막거나 그 압력 때문에 터졌을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올빼미형 인간은 햇빛이 날 때 분비되는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이 덜 생겨 우울증으로 고생하기 쉽다. 우울증이 당뇨병을 일으키고 당뇨병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등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문은 수없이 많다.

‘올빼미형’은 독재자형 인간에게 흔하다. 이들은 남을 믿지 못해 밤을 꼬박 새우며 일하곤 한다. 독재자가 아니더라도 카리스마 넘치는 정치인 중에 혈관질환으로 쓰러진 사람이 많다. 한국의 신탁통치를 결정한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영국의 윈스턴 처칠, 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이 모두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김일성과 옐친은 심장병으로 숨졌다.

독재자 중에는 ‘A형 성격’을 가진 사람이 많은데, A형 성격 또한 심장병이나 뇌졸중에 취약하다. 정신의학계에선 보통 사람의 성격을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A형은 지기 싫어하고 화를 잘 내는 성격, B형은 낙천적이고 주변에 잘 순응하는 성격, C형은 다른 사람 신경을 많이 쓰고 노심초사하는 성격이다. 김정일이 호탕해 보여 B형이라고 진단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신의학자들은 올빼미형 독재자의 대부분이 A형이며 김정일도 여기에서 속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성주 코메디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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