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입찰 통한 장외시장 등록제도 곳곳 허점 노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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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장외주식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처음으로 도입된 「공개입찰을 통한 장외시장 등록제도」가 문제점을 노출,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일고 있다.지난 23,24일 이틀간 케이디씨정보통신.화승강업등2개사를 대상으로 제도 도입후 첫 입찰을 실시 한 결과 케이디씨정보통신의 경우 입찰최고가를 고정시키는 바람에 투자자들이 너무 많이 몰려 자칫 입찰 자체가 자동적으로 유찰되는 사태가 발생할 뻔했다.
◇입찰최고가 제한이 문제=자기가 원하는 가격에 물량을 확보할수 있다는 입찰제도에서 입찰최고가 제한을 둔 것은 시장경제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증권업협회측은 이에 대해 『투자자들이 지나친 고가로 응찰했을 때 손해를 볼 수 있 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장치로 최고가를 제한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투자자를제도로 보호하겠다는 발상자체는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90% 이상의 응찰자들이 입찰최고가로 응찰하는등 그 의미가 퇴색한 만큼 제한을 폐지,자기가 정한 가격으 로 취득한 주식에 대해서는투자자들 자신이 책임지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1인당 1주 미만으로 배정될 경우 자동으로 유찰된다는 규정도 재입찰 실시등에 따른 번거로운 절차등을 고려,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입찰대상 회사정보의 투명성이 높아져야 한다=입찰대상 회사의경영정보등에 대한 공시의 투명성이 보다 높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케이디씨정보통신의 경우 주당순이익을 증자 이전인 95년말 기준으로 발표,현재보다 배이상 높게 나 온데다 상장이후 두배이상 올라간다는 불확실한 투자전망 자료를 유포,투자판단에 혼선을 가져온 것은 문제였다.
◇입찰물량이 너무 작다=현재 총지분의 10%에 해당하는 입찰물량으론 수요를 소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유망중소기업이 많은벤처기업은 창투사가 투자한 10% 이상의 지분을 이미 주식분산된 것으로 인정,입찰을 안해도 장외등록이 가능토 록 한 것도 투자대상 기업을 한정시키는 요인이 되고있다.
◇물량독점을 막을 수 있어야=이번 입찰에서 1인당 응찰한도를정해놨지만 일부 투자자들이 친.인척 명의를 동원,40~50계좌씩 응찰하는 사례가 빈발해 물량독점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따라 무문별한 응찰을 막기 위해 입찰보증금을 현행 10%에서 1백%로 늘리는등 제도적인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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