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유에서도 유독 성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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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산 분유에 이어 우유에서도 유독성 멜라민 성분이 검출됐다고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이 18일 저녁 뉴스를 통해 보도했다. 멜라민은 플라스틱 용기를 제조하거나 비료를 만드는 데 쓰이는 유독성 물질이다. CC-TV는 그러나 멜라민 성분은 검출됐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고 밝혔다.

CC-TV 보도에 따르면 싼루(三鹿) 분유에서 멜라민 성분이 확인된 이후 당 중앙, 국무원은 이를 심각한 사태로 판단해 특별조사팀을 꾸려 각종 유제품에 대한 정밀 검사에 착수했다는 것. 조사팀은 일반인들이 즐겨 마시는 우유에 대해서도 정밀 검사를 실시한 결과 소량의 멜라민이 검출됐다. 검사 대상은 멍뉴(蒙牛), 이리(伊利), 광밍(光明), 싼위안(三元), 네슬레(雀巢) 등 유명 유제품 회사가 제조한 우유가 모두 포함됐다.

검사 결과 가장 매출액이 많은 멍뉴의 경우 121회 검사에 11회에 걸쳐 멜라민이 검출됐으며, 검출량은 ㎏당 0.7~0.8㎎으로 나타났다. 이리의 경우 81회 검사에 7회에 걸쳐 멜라민이 검출됐으며, 검출량은 ㎏당 0.7~8.4㎎이었다. 광밍도 멜라민이 검출됐다. 그러나 싼위안은 53회 실시 결과 한 번도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고, 네슬레도 7회 검사했으나 멜라민이 없었다.

이번 검사를 실시한 국가질검총국의 관계자는 “미국의 식품의약국, 유럽연합(EU)의 식품안전국, 중국 국가위생부의 기준에 따르면 중국 우유는 체중 60㎏의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 2L 이상 마시지 않는 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하고 “아직 중국인들 가운데 우유를 마신 뒤 요로결석 같은 증상이 발생한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만 정부는 17일 멜라민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된 중국산 22개 유제품에 대한 수입 중단 조치를 취했다. 싱가포르 정부도 이날 중국산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에 대해 수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멜라민이 첨가된 유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진 이리사 아이스크림의 수입 중단을 지시했다. 홍콩의 대부분 수퍼마켓에서는 중국 위생부에 의해 멜라민 첨가 사실이 확인된 22개 중국산 유제품이 진열대에서 수거됐다.

중국 불량 분유 파동의 원인은 제조사와 행정관청의 사건 은폐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베이(河北)성 양충융(楊崇勇) 부성장은 17일 “불량 분유를 제조한 싼루는 2005년 4월부터 일부 우유 납품업자가 우유 중량을 늘리기 위해 멜라민을 첨가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묵인해왔다”고 밝혔다. 스자좡(石家莊) 시정부도 싼루의 보고를 받고도 한 달 넘게 은폐하다 피해자가 급증하자 지난 9일 성정부에 보고했다.

베이징·홍콩= 진세근·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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