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KIC에도 리먼 인수의사 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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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산업은행이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위해 한국투자공사(KIC)에도 참여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리먼브러더스 관계자들도 인수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6월 KIC를 방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진영욱 KIC 사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취임하기 전인 지난 6월 리먼브러더스 사람들이 KIC를 다녀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KIC 관계자는 “당시 리먼의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메릴린치에 이미 20억 달러를 투자해놓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제안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진 사장은 또 “산은 민유성 행장이 이런저런 일을 같이 하자고 가져온다”면서 “그러나 메릴린치에 투자를 이미 상당히 해놓은 상황이라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진 사장은 메릴린치에 대한 KIC의 투자수익률에 대해 “BOA가 주당 29달러에 사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주식 교환 조건이 29달러가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 “메릴린치 주식 1주당 BOA 주식 0.8595주로 교환하기로 했는데 어느 조건으로 교환하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명목상 메릴린치의 4위 주주인데 2위는 펀드라서 적극적인 결정 의사가 없어 실질적으로는 3위”라면서 “하지만 메릴린치 이사회는 1대 주주인 테마섹에도 얘기를 않고 매각을 결정했고 뒤에 추인을 받는 형식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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