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서실 출신인 그는 올 초 신세계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조선호텔로 영입됐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임직원들에게 “국내 최고급 호텔의 하나라는 데 안주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임원이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의 두 배로 세우자 “네 배, 다섯 배 못할 게 뭐냐”고 다그쳤다. 5월 그가 임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 한 통은 두고두고 화제에 올랐다.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 미국 25대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는 쿠바 밀림 속에서 활동하던 반군 지도자 가르시아에게 밀지를 전달해야 했다. 이 중책을 맡은 장교는 로완이라는 이름의 중위였다. 로완은 “가르시아가 밀림 어느 곳에 있습니까”라는 질문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밀지를 들고 쿠바 해안에 닿아 정글을 헤맨 뒤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왔다. 최 대표는 이 사례를 들어 책임감과 무한도전 정신을 주문한 것이다.
최 대표는 전 사원의 이름과 얼굴 사진이 담긴 자료를 늘 지니고 다닌다. 호텔 구석구석을 찾아 마주치는 직원들에게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주며 인사말을 건네는 일은 낯선 모습이 아니다. 올 상반기 두 달 동안 이어진 임직원들과의 북한산 산행에서는 휴대전화의 선구자였던 미국 모토로라가 타성에 젖어 경쟁에서 뒤처진 사례를 자주 거론했다. 그는 “인생에서 마주치는 일들은 한번 도전해 보지 않고선 얼마나 해낼 수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호텔 관계자는 “11월 20층에 일식당 문을 여는 것과 내년 상반기 로비 리모델링 공사를 앞두고 최 대표는 임직원들을 다시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