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쩌민(江澤民)의 메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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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7일 중앙일보 홍석현(洪錫炫)사장과 가진 회견내용은 우리에게 몇가지 중요한 메시지를보내고 있다.특히 한반도와 관련한 江주석의 발언이 우리의 눈길을 끈다.
江주석과의 회견에서 가장 주목되는 내용은 공개적으로는 처음 4자회담이 성사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점이다.우리와 미국정부가지난 4월 북한에 대해 4자회담을 제안한 이래 중국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지한다고 천명한 일은 없었다.중국의 이 러한 태도는 북한의 입장을 고려한 탓으로 우리는 이해해 왔다.
그러나 江주석은 4자회담에 관한 질문에 대해 『관계당사국들이일부 관련문제들에 대한 의견들을 일치시켜 한반도의 평화보장체제를 수립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함으로써 속마음을 털어놓았다.江주석의 이 말은 비단 중국정부의 입장표명으 로 그치지 않고 북한에 대해서도 4자회담에 응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자세전환을 희망하는 중국정부의 그러한 의도는 『남북한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점진적으로 신뢰를 쌓고 관계를 개선해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바란다』는 말에서도 읽을 수 있다.원칙론처럼 보이지만 회견내용의 맥락으로 미뤄 남한과의 대 화를 외면하고 있는 북한이 삭여 들어야 할 대목이다.
江주석과의 회견에서 또 주목되는 것은 중국의 한.중(韓.中)관계 장래에 관한 전망과 반환후의 홍콩에 대한 정책내용이다.수교 4년동안의 관계발전을 평가하고,선린관계가 21세기에도 계속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 것은 중국이 그만큼 한 반도의 안정에 노력하겠다는 의지로 읽을 수 있다.
또 홍콩의 지위와 관련,1국 2체제를 거듭 다짐한 것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있다.홍콩의 장래는 통일의 과도기적 단계로서 1국 2체제를 상정하고 있는 남북한이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수 있는 요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그래 서 우리는 江주석이 회견에서 밝힌 것 처럼 중국이 『아시아는 물론 전세계의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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