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金 앗아간 지나친 부담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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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한국에 첫금메달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사격 여자공기소총에서 김정미와 진순영이 결선에조차 진출하지 못한 것은 「충격」이다.
특히 김정미의 부진은 의외였다.김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3백92점을 쏘아 2위를 마크,올림픽쿼터를 따낸뒤 지난 4월 애틀랜타프레올림픽에서는 3백96점(2위),6월 밀라노월드컵에서는 3백97점을 마크하며 1위를 차지하는등 상승곡선을 유지했었다.
더욱이 김은 다섯차례의 대표선발전 평균이 3백96점을 유지할정도로 기복없는 플레이를 펼쳐온터라 그녀의 예선탈락은 엄청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김의 예선탈락은 한마디로 경험부족이 주된요인이다.지나친 긴장도 문제였다.
김은 남들이 60분안에 쏘는 40발을 단 27분만에 격발했다.발사시간은 개인의 특성이긴 해도 너무 빨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은 경기를 마친후 『천천히 쐈더라면 더 못했을 것』이라고 답했지만 57분을 사용하며 끝까지 선전한 진순영에 견줘보면 분명 지나친 속사였다.김은 초반 극도의 긴장탓에 1라운드에서 96점을 마크,회복이 어려운 상태에 빠졌다.후반 2 5발에서 단3발밖에 실수하지 않은 김의 후반 페이스는 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여갑순이 의외의 금메달을 따낼 수 있었던 것은 여의 표현대로『아무도 기대를 안한탓에 마음을 비운 것』이 큰 작용을 했다.
반면 김정미는 대회전에 지나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김은 항상웃는 얼굴로 자신감을 표현했지만 부담감을 끝내 떨쳐버릴 수 없었다. 〈애틀랜타에서〉 성백유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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