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김정일 사후 당이 권력 장악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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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노동당 국제담당비서를 지낸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김정일 사후 북한 체제는 군부가 아닌 당이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견했다.

16일 데일리NK에 따르면 황 위원장은 이달 초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과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김정일이 북한 군부를 철저하게 관리해왔기 때문에 군부가 장악할 가능성은 낮다”며 "군부가 아닌 당이 권력을 장악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후계구도와 관련해서는 “중국 정부가 김정남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왔고,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의 후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김정남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장성택은 최근 수년간 좌천되기도 했지만 북한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으로 30년 넘게 김정일을 측근에서 보좌해 왔다.

황 위원장은 “김정일이 사망하더라도 김정일의 측근들이 이미 구축돼 있고 한 배를 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란 또는 무정부 상태론 가지 않을 것”이라며 “만일 무정부 상태가 발생한다면 중국 군대가 주둔할 가능성이 100%”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영토 야심이 없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며 "오히려 미군이 함께 북한에 들어가 합동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북한을 개방하는 방식은 중국식 개혁·개방을 유도하는 길이 유일하다”며 “중국도 이런 방안에 반대하지 않지만 이는 김정일 사후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해서는 “1996년 당시 군수공업부 부장이 나에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가 국제담당비서였던 내게 ‘러시아로부터 플루토늄을 사올 수 없느냐’고 물었었는데 96년 당시엔 ‘이미 확보했으니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하진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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