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남편 찾아 전국 누빈 순애보 123일만에 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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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정신지체 장애인과 사랑에 빠져 결혼했던 30대 신혼 주부가 행방불명됐던 남편을 본지 보도(6월18일자 22면)를 계기로 1백23일만에 극적으로 찾았다.
인천 장애인 보호시설 명아원 보육사였던 김영숙(金英淑.37)씨와 지능지수가 낮아 남의 도움없이는 살수 없는 중증장애인인 남편 이관식(李寬湜.31)씨가 애틋한 순애보의 주인공.
부인 金씨가 남편을 찾아 전국을 헤맨다는 본지 보도를 보고 KBS가 10일 이를 다시 소개했고,충북음성군 장애인.부랑아보호시설인 꽃동네 원생들이 이 프로를 보다 『비슷하게 생겼다』며자고 있던 李씨를 깨웠다.
화면에 나타난 부인 金씨를 보는 순간 李씨는 『누나 누나,보고 싶다』며 울음을 터뜨렸다는 것이다.
이들의 생이별은 신혼살림을 차린지 넉달만인 3월9일 金씨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장애인 보호시설에 취직하자 남편 李씨는 아내가 자신을 다시 장애인 보호시설에 수용하는줄 잘못 알고 가출하면서 시작됐다.
李씨는 집을 나온뒤 이곳저곳을 배회하다 6월3일 중부고속도로충북 음성인터체인지 부근에서 발견돼 경찰에 넘겨졌고 행려병자로처리돼 꽃동네로 보내졌다.
金씨는 사연이 보도된후 근무하던 직장마저 그만두고 매일 전국의 장애인 보호시설을 찾아다니며 남편의 얼굴사진과 신체적 특징을 적은 전단을 뿌려왔다.
현재 외부접촉을 피하고 있는 金씨는 『남편을 찾게 도와준데 대해 감사한다』며 『당장 생활이 어렵지만 사랑하는 남편과 열심히 살겠다』는 메모를 전했다.
김태진.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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