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한국'보다 '대한민국'이라 부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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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헌법에 규정된 내용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인간상이 요청된다.헌법내용을 실현하는 올바른 헌법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도 최소한의 기본적 자질을 가진 인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은 전문과 본문의 내용을 통하여 개인적인 삶과 공동체적 삶을 함께 영위하면서도 스스로 자신의 권리와 의무에 충실한 자주적인 인간상을 요청한다.그런데 헌법제정 기념일인 제헌절을 앞두고 우리가 과연 헌법이 요청하는 자주적인 인간으로서 헌법생활을 영위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한번쯤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우리들의 존재와 삶에 관한 방향과 내용을 기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헌법의 내용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충실히 실현해야 한다는 것은 한낱 상식적인 내용이다.하지만 이러한 상식의 각론으로서 가장 초보적인 것들,우리나라의 이름은 무 엇이며우리국민을 지칭하는 이름은 무엇인가,또 그러한 내용은 무엇을 통해서 규정되고 있는가를 물어보자.
어이없게도 우리국민들중에서 그에 대해 명쾌하게 올바른 대답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같다.헌법을 가르치는 대학강단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해서 그와 똑같이 물어보았더니 실제로 거의모든 학생들이 그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하지 못 했던 것이다.
필자가 제시한 물음에 대한 답은 간결하고 명확하다.우리나라의이름은 「대한민국」이고 우리국민의 이름은 「대한국민」이며 그러한 내용들은 우리헌법인 「대한민국헌법」에 규정돼있다.물론 이러한 내용은 우리의 헌법생활에 있어서는 기역.니은 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그 의미하는 바를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이러한 기본적인 출발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미약한 편이다.그래서 조금도 거리낌없이 우리는 우리나라를 가리켜 「한국」이라는 약칭을 사용하고 우리자신을 가리켜「한국인」이라고 말한다.
물론 단순히 의사소통을 위해서라면 그런식의 표현으로도 능히 통용될 수 있다.하지만 헌법내용을 올바르게 실현해야 하는 자주적 인간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런 표현은 일단 근거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명백히 틀린 것이다.또 오늘날 우리는 ■■■■■鏃■■우리나라를 표현할 때 「KOREA」라는 영문을 쓴다.사실 그것은 서양인이 옛날부터 우리나라를 지칭해온 표현일 뿐 헌법적 근거는 전혀 없는데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표현하는 현황은 결코 자주적이지 못하며 비헌법적 이라는데 문 제가 있다.
당연히 우리는 대외적으로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이름을 그소리대로 영문표기해야 할 것이다.그것은 바로 헌법에 규정된 이름이기 때문이며 특히 우리의 자주성을 드러내는 징표가 된다.
혹자는 이런 지적들에 대해 뭐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우리의 존재와 삶 그 자체를 당위적으로 밝혀주는 헌법의 기초적인 부분으로서 헌법에 합치되도록 살아야 할 자주적인 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
柳濟烈 국민고충처리委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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