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비엔날레>평면부문 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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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16회의 전통을 쌓으며 국내 최고의 신인공모전으로 자리잡았던「중앙미술대전」.이를 지난해 「중앙비엔날레」로 확대발전시켜 올해로 두번째 선보이게 됐다.지난해 입체부문(조각.설치)에 이어올해는 평면부문.한국미술의 자생성 회복과 회화 예술의 위기 극복을 가늠해보는 자리가 됐다.심사평,대상 수상자와의 인터뷰,우수상 수상작,입상자.운영위원.심사위원명단을 소개한다.
[편집자註] 96중앙비엔날레(평면 부문)는 개방화.정보화시대를 맞아 한국미술의 자생성 회복을 가늠하고 세계적으로 나타나는회화예술의 위기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 가능성을 점검해보는 자리로서 그 의의가 큰 공모전이다.전국 각지에서 광범위하게 응모한 1천50점의 작품들이 보여준 것은 평면을 안팎으로 확장시키거나 응축해 내고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해보려는 시도가 대종을이루고 있다.개념과 형상의 중첩,키치(Kitsch)적 주제나 잡다한 소재들의 파편적 분절과 혼재,물성과 정 보의 융합,의미층들의 얽힘이 두드러졌으며 그중에서 성공적인 경우와 실패한 경우의 심각한 격차를 보여주었다.종래의 인습적 양식과 최근 국외의 사례를 맹목적으로 답습하거나 발상이 치졸하고 소화되지 않은,주로 물성(物性)에 지나치게 경도 된 일부의 자세는 시급히 극복되어야 할 과제로 생각되었다.
대상 및 우수상으로 선정된 5점은 이번 심사위원회가 신중을 기하여 얻어낸 결실들이다.범람하는 이 시대의 정보들을 소화해서삶의 국면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해석해내는 방식에서 각기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 치열성이 주목되는 작품■ 이다.
구체적으로는 평면으로 소화해 낼수 있는 온갖 가능성과 우리들로 하여금 이 시대의 메시지에 다시 주목하도록 유인하는 원천들에 시선을 돌리도록 환기시키는데 성공하고 있다.
고심 끝에 대상작으로 내놓은 고영훈씨의 작품은 6개의 원환(圓環)을 동판으로 조형화해 우주적 생성체의 시간적 진화과정을 시대적 상징과 결부시켜 정치(精緻)한 기법으로 표현,평면을 회화적으로 해석한 범례의 하나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 되었다.
이번 중앙비엔날레(평면)공모가 한국미술의 자생성 회복과 회화예술의 위기극복을 위한 전진적인 시도들이 보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복영<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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