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바닥 기대감 솔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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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진짜 바닥 맞나? 11일 코스피지수가 21.74포인트(1.48%) 하락해 1443.24로 마감했다. 그러나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데이)’치고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날은 주가 지수 및 개별 주식 선물과 옵션 만기일이 겹치는 날이다. 하루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9132억원)이 쏟아진 것에 비해선 낙폭이 크지 않았다.

증시가 버티는 모습을 보이자 시장에서는 “이제 바닥 아니냐”는 기대감이 확산된다. 대신증권은 “2일 장중 기록한 1392선이 연중 저점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주가는 경기보다 앞서 저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큰데, 과거 경기 순환 사이클을 감안하면 경기 저점은 4분기가 되고 주가 저점은 그보다 앞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기대감을 뒷받침하듯 자금 동향도 긍정적이다. 최근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렸던 돈이 급속히 빠져나가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MMF 수탁액은 9일 현재 63조9180억원으로 전날보다 3조4730억원 줄었다. 8일에도 4조7010억원이 감소해 이틀 동안 8조원이 줄었다. 이달 들어 7거래일 연속 감소세다. MMF는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는 돈이 머무르는 ‘정거장’ 같은 곳으로 여겨진다. 이런 돈이 줄자 일부에서는 증시가 바닥에 도달했다고 판단해 자금이 다시 증시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1400선에서 기관투자가 및 연기금이 주식 매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연기금은 11일에만 5473억원을 사들이는 등 이달 들어서만 2조원 가까이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말 8조1000억원까지 줄었던 고객예탁금도 이달 들어선 증가세다. 10일 현재 9조원 선에 육박하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대기자금이다. 이것이 늘었다는 것은 개인들이 주식시장 진입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의미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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