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지원등 국제적 역할분담 커져-OECD 가입따른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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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마지막 관문인 자본이동및 국제투자위원회(CMIT.CIME)의심사를 통과함으로써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연내가입이가능해졌다.
선진국클럽으로 불리는 OECD에 가입하게 되면 한국의 위상이높아지게 된다.그러나 가입만으로 한국이 하루아침에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OECD의 의젓한 회원국으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애써야 할 것도 많다.종래의 한국식 일 방통행 개방정책은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된다.
▶「세계와 더불어 사는 나라」로 변신해야 한다.이제까지 한국은 신흥공업국으로서 개도국의 경제발전에 나름대로 기여해 왔다.
그러나 그 기여의 상당부분이 측면지원이었다.앞으로는 개도국의 경제발전을 「말」이 아닌 「돈」으로 직접지원(95 년도 기준 약 15억달러)해 주어야 할 입장이 되었다.
▶「삶의 질」을 스스로 높여야 한다.OECD는 회원국이 지켜야 할 규범이 까다롭다.특히 환경.노동.소비자등에 대한 보호기준은 상세하게,그리고 한국이 쉽게 수용하기 힘들 정도의 진보적으로 짜여 있다.회원국으로서 당당하게 행세하기 위 해서는 이들기준을 준수해야 하고,바로 그러한 과정이 선진국 수준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길로 연결될 것이다.
▶「효율적인 정부」로 변모해야 한다.OECD의 각종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주로 해당분야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다.이들이 모여공동의 세계경제문제와 각국의 경제정책적 고민을 공유한다.
OECD가입의 가장 직접적인 혜택중 하나가 한국 공무원들의 국제화라 할수 있을 것이다.
▶「민간주도의 사회」를 이룩해야 한다.OECD는 회원국 자격으로서 「다양성」과 「시장경제」일 것을 바란다.
민간경제의 일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OECD의 기본철학에 어긋난다.그만큼 한국사회,특히 민간을 대하는 정부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대목이다.
▶명실공히 「열린 경제」를 만들어가야 한다.무역자유화로 시작해 외국인투자자유화를 추진했던 한국은 이제 자본거래자유화를 통해 3대 대외개방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OECD에 가입하기 보다 가입후 떳떳한 회원국으로 제 역할을 하기가 더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러나 힘겨운 「부담」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한국경제를 환골탈태(換骨奪胎)시키는 「도전」일 수도 있다.
김정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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