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시장, 퇴출후보 공무원 조문 외면 '눈살'

중앙일보

입력

오세훈 시장이 재교육 중 갑자기 숨진 '퇴출 후보 공무원'의 빈소를 찾지 않은 일을 두고 서울시 공무원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11일 서울시공무원노조와 전국공무원노조 서울본부 등에 따르면 A씨가 갑자기 숨진 지난달 24일과 발인일인 25일, 빈소를 찾은 시 간부는 행정국장과 재교육팀장 등이 전부다.

이와 관련 서울시의 한 공무원은 "(이명박) 전임 시장은 순직한 직원의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하고 가족들을 위로했다"며 "책임 소재와 사망 원인을 가리기에 앞서 빈소는 방문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은 "얼마나 바쁜 일정이 있었기에 빈소에 얼굴 한 번 내비치지 않았는지, 회피하려 했던 것인지,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힘쓰겠다고 한 최근의 말도 위선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울시공무원노조 임승룡 위원장은 "직원의 죽음에도 무관심한 비인간적인 모습에 다시 한번 실망했다"며 "지금이라도 추석을 앞두고 슬픔이 더 할 유족을 찾아 위로해야 옳다"고 조언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서울본부 김민호 수석 부위원장도 "직원들의 마음을 얻겠다고 해놓고 소속 공무원의 죽음 앞에 사람 사이의 최소한의 도리인 문상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직원들의 마음을 얻겠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A씨의 유족과 지인들은 "'퇴출후보에 선정됐다'는 스트레스와 4개월 간의 고된 재교육 일정이 신장암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는 A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성토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A씨가 숨진 이후 "(퇴출 후보 공무원들도) 일반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필요에 따라 개별적으로 연가, 병가 등을 활용하고 있음은 물론 건강검진 등을 수시로 할 수 있도록 배려했지만 고인이 이러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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