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謁聖及第-임금을 모신 과거에서 합격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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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謁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뵙는 것(謁見.拜謁)이며 聖은 「성인」을 뜻하므로 謁聖의 본뜻은「성인을 뵙는것」이다.물론 及第는과거(科擧)에 합격(合格)한 것이고.
조선시대 과거의 하나에 알성시(謁聖試.일명 謁聖科)라는 것이있었다.임금이 과장(科場.고사장)에 친림(親臨)했던 시험인데 그전에 성균관(成均館)의 문묘(文廟)에서 공자(孔子)의 신위(神位)를 참배(謁聖)했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친림과(親臨科)라고도 하며 중국에서는 전시(殿試)라고 불렀다. 조선초 태종(太宗)때부터 실시했다고 하는데 성균관의 명륜당(明倫堂)에서 유생(儒生)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러 당일 급제자를 발표했다.이 때문에 응시자들은 실력을 발휘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을 뿐더러 평가 또한 세밀히 할 수 없었다 .
또 친림과였던 만큼 상피(相避.응시자의 친인척은 시험관이 될수 없도록 한 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잡음도 많았다고 한다.
이래 저래 謁聖試는 운이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 요행(僥倖)을바라는 응시생이 몰려들어 숙종(肅宗)20년(1694년)의 경우1만여명,영조(英祖)15년(1739년)에는 무려 1만8천여명이나 응시했다고 한다.
그 謁聖試에서 及第하는 것이 謁聖及第다.
어쨌든 큰 영광이었다.옛 대중가요에 「謁聖及第」라는 표현이 나온다.「알상급제」라고 하는 분이 있는데 옳은 표현이 아니다.
정석원 한양대 중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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