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산 장비 돈 지불, 금액 뻥튀기 … 업자와 짜고 대금 7억원 빼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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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하키장비를 납품받고 돈을 보낸 뒤 장비를 택배로 반납하고 돈을 되돌려 받기, 장비를 납품하지 않고도 가짜 서류를 만들어 장비값 빼돌리기, 금액을 부풀려 장비값 가로채기….

경남경찰청이 8일 가짜 서류로 하키장비 대금 7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적발한 하키장비 납품업자와 하키팀 감독을 맡고 있는 대학 교수와 중·고교 교사, 실업팀 감독 등 102명 간에 오간 수법들이다. 경찰은 이런 수법으로 7억4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뇌물공여)로 납품업자 한모(49)씨와 모 시청 하키팀 감독 김모(51)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키팀 감독을 맡으면서 한씨에게서 돈을 받은 국립·사립 대학 교수, 공·사립 중·고교 교사 등 98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하키선수들에게 장학생과 특기생을 시켜주겠다며 선수 학부모 4명에게서 5720만원을 받은 C대학 감독 권모(54)씨는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7억400만원을 가로채 약 20%인 1억8400만원을 챙기고 5억2000만원은 감독 교수와 교사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한씨는 이와 별도로 공무원 51명에게 2억250만원, 실업팀 감독 13명에게 4700만원의 뇌물을 건넸다.

시청 감독 김씨는 2007년 9월 한씨와 짜고 하키스틱 등 하키장비를 납품받지 않고 1030만원 어치를 납품한 것처럼 서류를 꾸민 뒤 830만원을 챙기는 등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네 차례 걸쳐 4500만원을 받은 혐의다.

납품받은 장비를 되돌려 보낸 뒤 돈을 챙기는 수법도 동원됐다. K대학 감독 박모(59)씨는 납품받은 장비에 관한 확인서를 경리담당자에게 제출한 뒤 장비를 되돌려 보내는 방법으로 장비값을 챙긴 혐의(사기)로 입건됐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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