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大選 돌출발언에 김대중총재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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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가 김상현(金相賢)지도위의장 때문에골치를 앓고 있다.
金의장은 총선직후 『야권분열이 총선패배 원인』이라고 주장하며金총재를 몰아세웠다.그런가 하면 총선과정에서는 『킹 메이커는 그만 하고 이제 나도 대권도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그가 지난 14일 연세대 강연에서 『金총재가대선에 불출마할 경우에 대비해 출마준비를 하고 있다』고 선언했다.「金총재가 나오지 않으면」이란 조건을 붙여 조직작업을 합리화한 셈이다.이에 金총재 측근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내년 대선은 金총재에게는 그야말로 마지막 기회다.상황은 지난 어느 선거보다 어렵다.그런데 내부분란이 일어난다면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다. 金의장은 26일 신한국당의 최형우(崔炯佑)의원,민주당의 장을병(張乙炳).이부영(李富榮)의원등 여야 4당의원들이 골고루 참석한 가운데 의원연구모임인 환경포럼 회장으로 추대됐다.
金의장은 「민추협」세력이 차기정권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이들은 모두 당시 민추협 안팎에서 함께 활동했다.김대중총재가미국에 있는 동안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金의장이 사실상 민추협의 중심이 됐다.87년 대통령선거 때는 金의장 이 金대통령 진영에 선 경험도 있다.
때문에 金총재측은 金의장을 믿지 않는다.金총재는 金의장의 정치경력에 상응한 대접을 하길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지난 총선에선 金의장 계보의 호남의원 다수가 공천을 받지 못했다.
공천과정은 물론 당직 임명과정에서도 단지 그 이유로 밀려난 경우가 있다.金의장측 모임에서는 『金의장이 (당권을)잡지 않는한 우리는 아무 것도 못한다』는 푸념이 나왔다고 한다.지구당 정비사업이 金의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金총재 측근중에서도 『우리가 심했던 것 아니냐』고 반성하는 사람도 있다.최근 金의장은 비호남 원외위원장들을 열심히만나고 있다.주류측은 대통령 후보 경선에 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한 측근은 『우리 당에서 가장 돈을 잘 쓰 는 것같다.그런 돈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의심했다.최형우의원과의관계를 의심하기도 한다.
金의장은 28일 한국정치학회에서 강연한다.金의장이 여기서 폭탄선언을 할 것이란 소문이 나자 권노갑(權魯甲)지도위원이 나서서 설득했다.이용희(李龍熙)부총재도 『말을 아껴라』고 당부했다.金의장측은 이번 강연에서 『기삿거리가 될만한 발 언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金총재측은 긴장하고 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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