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진학을 위한 에세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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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이비리그 진학에 필요한 입학지원서의 에세이는 어느 정도 비중일까? 경험으로 볼 때 최소 30%의 비중을 두고 싶다. 준비는 언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 3학년 1학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좋다. 그 전에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현실적이다.

지난 3년 여간의 자신의 모습을 A4용지 한 장 분량에 담아야 하는 데, 보통 포트폴리오를 마무리하는 시기는 고교 3학년 1학기이기 때문이다. 그 전에 에세이를 쓴다면 완성되지 않은 포트폴리오를 근거로 쓰게 되기 때문에 나중에 주제를 다시 바꿔야 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모든 포트폴리오가 완성되는 고교 3학년 1학기가 끝날 무렵이 가장 적당하다. 물론 그 전에 좋은 글감이 떠오르거나 꼭 쓰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글을 써 볼 수는 있다. 에세이에 담지 않을 내용이라도 무슨 글이든 써보는 것은 자신이 살아온 삶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일관성과 논리성이 중요

민사고 교사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에세이와 그렇지 못한 에세이를 구별하는 기준을 마련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기준은 어디까지나 경험에서 나온 것으로, 주관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참고하는 정도로 활용하기 바란다.

성공적인 에세이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에세이는 자신의 성공담을 사실에 근거해 기계적으로 나열해 놓고 있다. 성공적인 에세이는 지원자의 인격을 간접적으로 잘 드러내지만, 그렇지 못한 에세이는 지원자의 성격을 알기 힘들게 한다.

성공적인 에세이는 어휘 선택이 적절하고 탁월하며 문법적 오류가 전혀 없다. 그렇지 못한 에세이는 사소한 실수를 두 번이상 한다. 예를 들면 콤마(,)를 빠뜨린다든지 복수형 s를 붙이지 않는다든지 하는것이다. 성공적인 에세이는 과거 경험을 현재와 연관시켜 자신의 모습을 잘 표현한다. 그렇지 못한 에세이는 과거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성공적인 에세이는 일관성·논리성이 잘 어우러져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그렇지 못한 에세이는 단지 자신의 장점만을 부각하는데 급급하다. 성공적인 에세이는 지원자의 아름답고 긍정적인 모습을 연상케 하지만, 그렇지 못한 에세이는 진부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호기심과 감동을 유발시키도록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에세이를 작성할 수 있을까? 평소 좋은 글을 많이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보는 습관은 기본이다. 이를 바탕으로 입학사정관들로 하여금 자신에 대한 호기심과 감동을 유발시키는 것이 입학지원 에세이다.

미국 학생 중엔 1주 만에 입학지원 에세이를 쓰려는 경우도 있는 데, 결코 좋은 글이 나올 수 없다.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1주 만에 A4용지 한 장에 담아낼 수 있을까?

민사고 3학년 학생들은 보통 3개월, 길게는 6개월간 에세이를 준비한다. 그만큼 많은 신경을 쓴다. 에세이를 작성하면서 계속 수정 작업을 한다. 주제를 바꾸기도 한다.

에세이를 쓸 때는 먼저 주제를 잘 정해야 한다. 자신의 인생을 잘 보여줄 만한 주제를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자신의 지적인 면이든, 정서적인 면이든, 의지적인 면이든 일단 주제를 잘 선정하면 그 에세이는 반 이상 완성된 거나 다름없다. 주제를 정하면 그에 맞춰 구체적인 사건들을 나열해 본다.

간략하면서도 강렬한 내용이어야

구체적인 사건들이 정해지면 주제와 사건을 연결해 일관성 있고 논리정연하게 적는다. 입학사정관이 에세이를 읽었을 때 학생의 이미지를 단번에 떠올릴 수 있도록 간략하면서 강렬하게 적어야 한다. 수천 장의 에세이를 파김치가 되도록 읽는 입학사정관의 모습을 한번 생각해보자. 진부하거나 천편일률적 에세이는 결코 입학사정관들로 하여금 눈이 가도록 붙잡지 못한다.

입학사정관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계속 읽도록 하려면 에세이 작성 때 여러번의 수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자신의 에세이를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면 좋다. 학교 영어교사든, 주변의 영문학 전공자든, 전문컨설턴트든 가능한 많이 주변에 노출한다. 이를 통해 공통된 의견이 나오면 그게 현재 자신의 에세이 수준이다.

에세이를 다른 사람에게 대필하게 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입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입학은 단지 시작일 뿐인 데, 시작부터 거짓으로 출발한다면 나중 결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순 있다. 하지만 에세이를 쓰는 것은 꼭 스스로 해야 한다. 이런 과정도 없이 성공적인 미국 대학생활을 바랄 수는 없다. 고문수 링구아어학원 고문·하나유학컨설팅 대표·전 민사고 영어과 수석교사/051-702-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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