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환앞으로1년>1.부산한 대륙,술렁이는 홍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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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국 근세사(近世史)의 치욕 중 하나.
동.서양이 혼재되어 금융.무역의 중심지로 발전한 개방 도시.
그 홍콩이 이제 1년 뒤인 97년 6월30일 자정(子正)을 지나면 그간의 영국 식민지에서 중국의 「홍콩(香港)특별구」로 바뀐다.19세기 초 서구 열강의 침략을 받던 중국은 1841년1차 아편전쟁으로 영국에 홍콩 섬을 빼앗겼고 1 898년에는 신계(新界)지역에 대한 99년간의 조차권(租借權)을 넘겨주었다. 내년의 홍콩 반환은 바로 이 조차권이 다했기 때문이지만 그와 함께 지난 70년대 이후 덩샤오핑(鄧小平)등 중국 지도부가국제무대에서 발언권 강화를 계기로 영국을 압박해 성사시킨 「외교 승리」의 결과이기도 하다.홍콩 반환은 단순히 한 도시의 주권이 바뀐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우선 중국은 이제 포르투갈로부터 마카오까지 되돌려 받으면(99년 예정) 명(明)이후 처음으로 「한족(漢族)에 의한 대륙 통일」을 눈앞에 두게 된다.남는 것은 대만 뿐이다.경제력이나 잘 발달된 선진자본주의 시스템으로 따지면 중국은 웬만한 성(省) 몇개를 합친 것보다 훨씬 귀한 「자산(資産)」을 얻게 된다.철저한 「불간섭 주의」로 홍콩을 통치한 영국은 중국이 1백년간 일굴 수 없었던 유산을 중국에 선물하는 셈이다.
홍콩의 올해 교역규모는 4천2백억달러(예상),지난해말 현재 증시 규모는 세계 8위,외환 거래량은 세계 6위(하루 6백10억달러)다.
중국이 진작부터 홍콩을 돌려받은 뒤에도 「고도(高度)의 자치권」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금융.무역 중심지로서의 홍콩의 위치를 잃지 않기 위해서다.
그렇더라도 홍콩이 술렁이지 않을 수는 없다.
이민 행렬이 계속되고 있는 반면 해외의 화교 자본들은 중국에대한 미래 투자를 위해 홍콩과 대만을 전진기지로 삼아 몰려들고있다. 동아시아의 세력 판도도 부분적으로 달라질 수 밖에 없다.당장 중국.대만간의 새로운 관계가 주목되며 미국.일본.한국 등 이해당사국들은 「거대 중화(中華)」의 세력 팽창을 경계하지않을 수 없다.
홍콩 반환과 관련된 종합적인 주변 정세의 변화를 8회에 걸쳐살펴본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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