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m.net 클래식 해설 김순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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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오래된 가구는 일견 누추해 보이지만 닦을수록 윤이 난다.
추계예술대 관현악과 김순영(40)교수는 친정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반짇고리를 정성스레 닦는 기분으로 시청자들에게 서양 고전음악을 들려준다.마냥 지루할 것 같지만 듣다보면 우러나오는 맛이 있는 클래식이야말로 삶의 윤기가 된다고 생각하 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음악전문 케이블채널 m.net(채널27)개국때부터 클래식 프로그램 『m.net 클래식』을 맡아온 김교수는경기여고와 미국 커티스 음악원을 졸업한 바이올리니스트.음악속에서 살아온 세월때문인지 그에게선 중년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없다. 『초등학교때부터 30여년간 바이올린을 끼고 클래식을 벗삼으며 살아왔어요.물론 가요도 좋아합니다.하지만 요즘 청소년들이 클래식을 기피한채 자극적이고 정체불명의 음악에만 빠지는 걸볼 때마다 몹시 안타까웠어요.』 대중이 클래식을 기피하지 않고조금씩 흥미를 붙일수 있도록 해주는게 클래식 대중화의 관건이자예술을 하는 사람의 도리라고 그는 강조한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클래식도 쉽고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진행에 세심한 배려를 기울인다.우선 매주 시청자들이흥미를 느낄만한 테마를 정한다.예를 들어 「음악가들의 연애와 결혼」「문학속에서 만나는 음악」「동문수학한 음악 가들」「표제음악에 대하여」등은 눈에 띄는 주제.
이와 함께 진행 중간중간에 베토벤의 첫사랑 얘기와 모차르트의어린시절등 숨겨진 일화를 들려주고 곡이 갖는 의미등 간결한 해설을 덧붙인다.또 지루함을 최대한 덜기 위해 서곡.피아노곡.바이올린곡.첼로곡과 실내악은 한곡씩 고르고 대작 심포니는 한두 악장만 소개한다.
『아무리 훌륭한 곡이라도 한시간이 넘게 들려주면 「인내심 테스트」이상의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게 그의 지론.
그래서인지 2시간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는 게 시청자들의 평이다.
『팝과 신세대 가요에만 빠져 있던 딸(중2)이 엄마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클래식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 너무 반가웠어요.그래서 딸애가 해주는 조언은 특히 귀담아 듣습니다.』클래식을 멀리하던 사람들,특히 청소년들이 자신의 딸처럼 클래식에 관심을 갖게 되도록 더욱 분발하겠다는 게 그가 다지는 각오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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