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평>'낯선 사람들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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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혼성5인조 「낯선사람들」은 적어도 국내 가요계에서는 매우 독특한 존재임에 틀림없다.팀 이름처럼 낯설게만 느껴지는 재즈 중창이란 분야를 고집하고 있는 유일한 그룹인 이들은 93년의 데뷔음반과 공연무대에서 녹록하지 않은 실력을 보여줬 다.
최근 재즈 음반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건 틀림없지만 외국거장들의 음반에 한정된 이야기일 뿐이다.다양한 음악적 자양분을 균형있게 섭취하지 못해 기형적으로 성장한 국내 음반시장의 구조상 낯선사람들의 음악이 설 땅은 아직 열악하기 만 하기에 애호가들의 성원을 한몸에 집중시켜 왔다.
낯선사람들의 두번째 음반을 접하면서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이소라가 빠져나간 공백을 어떻게 메웠느냐는 점이었다.
이소라의 보컬이 이 팀에서 차지했던 비중이 너무나 컸었기 때문이다. 낯선사람들은 이소라에 필적할 만한 카리스마를 영입하는 대신 멤버 전원의 역할을 골고루 분담하는 것으로 해결책을 모색했다(여러 곡에서 솔로보컬을 맡았던 이소라와는 달리 후임멤버 차은주는 『내게 그댄』에서만 솔로를 선보였다).그런데 문제는 차은주의 목소리 색깔이 기존 멤버 허은영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이소라의 목소리가 튀는 듯하면서도 다른 멤버들과 조화를 이뤘던것에 비한다면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조화는 반드시기계적인 균형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1집의 백미였던 『비닐우산』과 같은 아카펠라 곡이 사라진 것도 중창그룹의 생명인 보컬부분에서의 약점을 드러낸 것이 아닐까.사람의 목소리,특히 여러명의 목소리가 어우러졌을 때의 화음이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주었던 전작에 비해 몇발 퇴보한 느낌이다. 낮선사람들은 『두려운 행운』『도시 대탈출』등 여러곡에서 흥겨운 펑키리듬을 채택했는데 서핑보드를 타듯 자연스레 리듬을 타는 멤버들의 목소리와 기타.베이스 반주가 잘 맞아 떨어진다.특히 첫곡인 『두려운 행운』 후반부의 스캣은 이번 음 반의 압권을 이루고 있다.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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