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민우회 주설령씨등 4명 환경비디오 올해초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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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최근 한탄강 폐수방출 등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평범한 주부들이 직접 캠코더를 들고 만든 환경비디오가 잔잔한 호응을 얻고 있다.
화제의 비디오는 한국여성민우회 영상연구팀 주설령(38).임재련(38).김혜순(34).김선미(32)씨 등 네명의 주부가 올해 초 제작한 『앞으로 40년?』.
회원 홍보용으로 제작된 이 비디오는 지난 4월 「지구의 날」행사때 일반에 공개되면서 구청.학교.환경단체 등으로부터 교육용으로 사용하겠다며 문의가 쇄도,회원 홍보용으로 만들어 놓은 1백개가 어느새 다 팔렸다.
이들은 지난해 비디오 촬영강좌를 듣던중 주부들의 관심사인 쓰레기 문제를 직접 작품으로 만들어보자는 데 의견일치를 봤다.
『시의원을 초빙해 함께 김포매립지를 둘러보기도 하고 경기도포천의 쓰레기를 퇴비로 활용하는 농장을 직접 찾아가 설명을 들으면서 쓰레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몸으로 느꼈습니다.』 이런식으로 쓰레기를 처리하면 40년내에 모두 쓰레기 더미 속에서 살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경고하기 위해 제목도 특이하게 붙였다. 18분으로 구성된 이 비디오는 매립지 침출수의 악취 및 토양.수질오염 현장과 소각장 문제를 다룬 방송을 통해 매립과 소각의 문제점을 절감한 주부들이 분리수거 및 재활용,특히 음식쓰레기의 퇴비화가 관건이라는 결론을 도출한다는 내용.
팀장격인 주설령씨는 『많은 주부들이 부지런히 분리수거를 하고있지만 생각 만큼 재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정부가 재활용 문제에 좀더 성의를 보여줬으면좋겠다』고 말한다.
아내와 엄마.주부역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 주부들은 낮시간 틈틈이 촬영에 나섰고 주로 밤을 이용해 편집하느라 나름대로 마음고생도 많았다고.
하지만 환경문제에 나 몰라라 하던 남편이 비디오를 보고 『괜히 돌아다니고 밤샌 것이 아니었군』하고 격려해주며 친구들에게 분리수거의 중요성을 설명해줄 때와 아이들이 『학교에서 선생님.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엄마가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고 말할 때가장 뿌듯했다고 말한다.
앞으로도 계속 환경문제를 다룬 작품을 제작해보고 싶다는 이들은 『몇몇 개인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인 만큼 많은 주부들이 함께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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