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9·11’ 외국인 투자금 빼내 떠난다는 만기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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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9월 위기설’의 실체가 11일 판가름 난다. 우선 외국인들이 만기가 된 국고채 투자금을 모두 빼내 떠난다고 했던 바로 그 만기일이 9, 10일이기 때문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국채 만기가 종료되는 11일이면 금융 위기설이 과장됐다는 게 판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외국인 채권 만기자금에 대해 이미 충분히 대비해 놓았다고 설명한다.

11일엔 또 10억 달러 안팎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이 발행된다. 글로벌 시장의 돈줄이 말라붙은 상태에서 외평채 발행은 위험 부담이 있다. 그러나 리스크만큼 보상도 크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외평채 발행이 성공하면 9월 위기설의 ‘뿌리’를 뽑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이 발행한 채권을 국제금융가에서 사 준다는 것은 한국 경제에 대한 국제금융계의 신뢰를 확인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하반기 차환 발행 예정이던 외평채를 발행하기 위해 8일부터 아시아와 유럽·미주 지역으로 로드쇼를 나간다”면서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나오는 9월 위기설이 허구임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외평채 발행 성공은 서울 외환시장의 ‘달러 가뭄’에도 단비가 될 수 있다. 그간 비싼 이자 때문에 미뤄 왔던 은행권과 공기업의 해외 차입도 물꼬를 틀 예정이기 때문이다.

11일엔 증시도 한고비를 맞는다.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주식 선물과 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치는 ‘쿼드러플 위칭데이(네 마녀의 날)’이기 때문이다. 대개 파생상품 만기가 겹치는 날은 주가가 요동친다고 해서 ‘마녀가 춤추는 날’로 불린다. 한국투자증권 박소현 연구원은 “그간 선물을 많이 사둔 쪽에서 현물주식을 팔아야 해 주가 하락 부담은 있지만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렬·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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