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신시가지 입주민들 상권형성 미흡으로 큰 불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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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물건 하나 제대로 살 곳 없는 도시속의 외딴 섬.해운대 신시가지에서는 주민들이 매일 오후4~7시를 전후해 건설업체가 마련해준 셔틀버스를 타고 4㎞쯤 떨어진 기존 해운대까지 나가 장을봐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산골마을 주민들이 버 스를 타고 멀리 읍내까지 나가 장을 봐오는 모습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셔틀버스 운행은 오전6시30분부터 오후7시30분까지.그마저 일요일에는 운행되지 않아 일요일인 16일 입주한 대동.신성.현대.동신아파트 주민들의 불편은 더욱 컸다.
이삿짐 정리하랴,승용차.시내버스를 타고 먼 곳까지 나가 필요한 물건 사오랴 많은 시간을 빼앗겨 긴 여름날이 오히려 짧기만했다. 입주가 시작된 4개 아파트단지중 대동아파트(1천2백40가구)의 경우 16일까지 절반 가량인 6백여가구가 입주했으나 분양된 상가 점포 1백8곳중 15곳(슈퍼마켓 2곳.철물점.부동산중개업소.미장원.중국집.과일점 각 1곳 등)만 영업하 고 있다.현대아파트(9백60가구중 3백50여가구 입주)상가도 슈퍼마켓 2곳과 통닭집.미술학원 등 전체 점포의 30%가량인 15곳이 들어와 있고 물건도 빈약해 주민들이 잘 이용하려 하지 않는다. 1백90여가구가 입주한 동신아파트(6백76가구)상가는 슈퍼마켓과 중국집등 달랑 2곳만 문을 연 상태.
대도시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백화점이나 대형상가는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다.
상업용지 1백39필지 18만4천5백4평방(5만5천8백12평)중 지금까지 팔린 땅은 57필지(41%) 4만7천2백80평방(1만4천3백2평.25.6%)뿐인데다 백화점.대형할인매장용으로 팔린 땅도 97년이후에야 건물을 지을 계획으로 알 려져 상가조성은 까마득하기만 하다.
필지가 크고(최하 1백20평) 분양가가 비싼데다(평당 3백60만~1천2백만원) 상권형성에 2년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매력있는 투자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종합건설본부 최명한(崔明漢.58)서무과장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곧 필지를 나누고 분양가를 재조정해 분양되지 않은상업용지에 하루 빨리 상권이 형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입주민들의 불편은 오랜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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