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왜 스모그대책은 안 나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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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오존주의보가 내려진 것과 비슷한 시기에 서울 하늘에 지독한 스모그현상이 나타났다.벌써 며칠째 서울 하늘을 뿌옇게 뒤덮고 있는 이 스모그는 연기(smoke)와 안개(fog)가 결합한 대표적인 대기오염현상의 하나다.
최근 기상연구가들은 서울의 스모그가 런던이나 로스앤젤레스형(型)과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서울형 스모그는 자동차 배출가스가 안개와 결합할 때 생긴다고 말한다.대기오염은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 원인 을 어느 한가지로 정확히 집어내기는 힘들다.그러나 자동차 배출가스가 가장큰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그렇다면 스모그 퇴치책도 자동차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점도 명백한 것이다.
자동차에 대한 정부의 반(反)공해 대책은 저(低)공해 자동차의 신규보급을 확대하고, 배출가스의 허용기준을 강화하는등 기초적인 수순은 이미 다 밟고 있다.그러나 매연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경유사용 자동차의 연료전환 문제같이 산업경쟁력 과 연관된 분야에서는 별 진전이 없다.
배출가스를 줄이려면 자동차운행을 줄이는 문제를 검토할 수 있으나 어느 자동차수요가가 이 방침에 흔쾌히 협조할지 의문이다.
자동차가 아닌 오염발생원,예를 들면 연기를 많이 내는 건물에 대한 대기오염부과금제 실시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기오염의피해를 근원적으로 막으려는 계획도 비용증가의 차원으로 들어가면흐지부지 되기 쉽다.공기가 더럽고 안개가 심할 때 스모그현상도어쩔수 없이 뒤따라 나온다고 정부가 체념하는 것이야 아니겠지만요즘의 대기오염방지책은 너무나 힘을 잃고 있다.스모그현상은 갈수록 심해지는데 상응하는 대책이라곤 나오는게 없으니 시민으로선답답할 수밖에 없다.경보사이렌이 울리지 않은 것만 문제삼을게 아니라 스모그 자체에 대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그리고 그 대책은 보다 강력해야 한다는 것이 요즘 서울 하늘을 보는 사람들의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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