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담 일본.대만의 3배 기업 발목 잡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기업들의 빚부담이 경쟁상대국들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기업의 금융비용부담 결정요인 분석」에 따르면 한국기업의 금융비용부담률은 5.6%(90~95년.제조업기준)로 일본 1.6%(94년).대만 1.7%(94년)에 비해 3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매출 액에서 차지하는 빚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차입금리를 비교하면 한국은 이기간에 12.1%를 기록한데 반해 일본은 5.7%,대만은 7.6%에 불과했다.한국기업들이 부담하는 금리 수준이 이들 나라에 비해 2배 수준에 달한다는 이야기다. 80~84년에는 16.2%에 달했던 것이 그나마 최근들어 제법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경쟁국 금리는 같은 기간에 더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상대적인 금리부담은 오히려 더 높아진 셈이다. 빚의 크기를 의미하는 차입금의존도는 유상증자 바람이 분덕분에 90년 한때 41.9%까지 떨어졌으나 90~95년의 평균치는 46.5%를 기록했다.이것 역시 대만의 26.3%(90~94년)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금리가 떨어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부채 규모가 커져 왔기때문에 전체금융비용 부담은 여전히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분석이다.한마디로 일본이나 대만은 상품 경쟁력을 제쳐두더라도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고 있는 반면 한 국기업의 재무구조는 상대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이 분석자료는 지적했다.
진세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