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살면경쟁력도산다>中.기업.정부 모두 관심 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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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롯데백화점의 7층 가전제품 판매장에는 국산과 일산(日産)TV가 나란히 진열돼 있다.29인치 컬러TV의 경우 일제 소니제품은 1백80만원 수준으로 삼성.LG.대우전자 제품보다 평균 50% 비싸게 팔린다.
놀라운 것은 국산TV들이 소니제품에 없는 음성다중기능을 갖추고 있는등 기능면에선 소니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곳의 판매사원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할때 눈으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것이 디자인』이라며 『판매사원의 설명을 귀로들어야하는 값이나 성능은 그 다음 문제』라고 설명했다.
산업디자인포장개발원(KIDP)이 최근 실시한 「외국제품 구매동기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4%가 『디자인이 좋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수출 1천억달러를 돌파한 무역대국 한국의 심각한 고민중 하나가 바로 디자인의 열세.우리가 디자인후진국에 머물러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기업.정부등 경제주체들의 관심 부족이다. 우선 정부측면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디자인정책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비판이 있다.산업디자인 진흥을 맡은 정부부서가 70년이후 11번이나 바뀐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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