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열린 마당

출산정책 현실에 안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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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올해 1월 첫 아이를 출산했다. 아이를 키우며 정부의 출산 정책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 실감하고 있다.

예방 접종만 해도 그렇다. 얼마 전 황당하게도 소아마비 백신이 전국적으로 바닥났다고 해 제때 접종하지 못하고 기다린 적이 있다. 주사 한 대 값이 7만원에서 10만원까지 하는 경우도 있었다. 병원 측에선 비보험이라 환자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혹 보건소에서 접종할 수 있나 싶어 가까운 지역 보건소에 물었더니 무료 접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일반 병원과 달리 흉터가 남는 예전 방식의 주사였다. 효과 면에선 별 차이가 없다지만 여자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선 선뜻 내키지 않았다. 보건소에선 모든 종류의 예방 접종이 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아이를 몇 이상 낳으면 임대주택 분양자격을 준다든지, 출산 장려금을 얼마 지급한다든지 하는 식의 정부 정책은 실제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입장에서는 뜬구름 잡는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런 마당에 어떻게 둘, 셋을 낳겠는가.

강진희.경기도 용인시 동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