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인삼공사 담배 공급량 대폭 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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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담배인삼공사는 외국정부를 위해 일하는가」.
광주에서는 오마샤리프.디스 등 9백~1천원대 고급 담배는 전혀 없고 진열장이 바닥을 드러낸 담배가게가 허다한 실정이다.
이같은 담배 부족 이유를 묻는 질문에 소매상들은 한결같이 『담배인삼공사가 공급량을 줄여 인기있는 담배는 곧바로 동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재정경제원이 7월부터 담배에 교육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뒤 인상 시기를 한달여 앞두고 전남지역본부가 시중 소매상의「사재기」를 우려해 공급량을 대폭 줄였다는 얘기다.
그러나 기자는 지역본부의 월별 담배 출하계획량이 있을 것이고,이 계획에 맞춰 담배를 공급하기 때문에 어쩌면 소매상들이 인상차액을 노리고 담배를 쌓아두고 팔지 않을 것이라는 의혹이 생겼다. 이에 따라 전남지역본부에 전화를 걸어 월별 출하량을 물었으나 영업부 고위 간부의 대답은 『담당자가 교육차 출장중이고본인은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현재 업무 파악중이라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이틀 뒤 다시 담당 과장과 전화통화했으나 『소매상들이 사재기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월별 출하량은 본사에 문의하라』고 대답했다.어이없는 답변에 기자는 『출하량을 밝히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고 따져 묻자 무슨 엄청난 기밀이라도 되 는듯 담당자는 『자료 제공은 본사에서 통제한다』는 「고장난 로봇」같은 답변만 되풀이했다.
담뱃값이 오르기도 전부터 이처럼 소비자들이 골탕을 먹고 있는데도 소매상 관리도 못한채 팔짱만 끼고 있는 담배인삼공사의 뻔뻔스러움을 확인했다.
전매청 시절의 「담배 장사치」라는 오명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담배인삼공사 전남본부가 양담배 점유율이 가장 높은 광주에서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이유를 알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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