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사남구백운1동 암반 발파작업으로 주민들 피해 심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발파음으로 벽에 금이 가고 집이 흔들려 불안해서 못살겠어요.』 광주시남구백운1동 56,66번지 벽산건설 고층아파트 신축현장. 이곳에서 20여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 이현호(李炫浩.
56)씨는 2층 벽에 세로로 길게 그어진 틈새를 가리키며 분통을 터뜨렸다.李씨등 공사현장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시공회사의 암반 발파작업으로 집에 균열이 생기고 지반침하가 발생한 사실을안 것은 지난 4월 중순부터.
주민들은 회사측에 이같은 피해사실을 알리고 발파작업 중지를 요청했으나 회사측이 공사를 강행하자 한달째 집단행동에 나서 공사를 막고 있으며 현재 시청.경찰청 등 각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피해주민 정순심(鄭順心.50)씨는 『지난해말 공사가 시작되면서 진동.소음으로 세입자들이 이사간뒤 입주자가 없어 동네에빈 전셋방이 많다』고 말했다.한편 시공회사인 벽산건설㈜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회사측은 주민들이 공사진행을 막는 바람에 현재공정이 10%밖에 진척되지 않는등 회사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공회사는 피해 가구당 2백만원의 보상금과 공사진행에 따른 안전진단을 실시하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주민들이 일방적으로공사중단만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된 상태라는 것.
급기야 회사는 지난달 29일 업무방해로 이 동네 주민들을 전남지방경찰청에 고발하는등 법적대응에 나섰다.
벽산건설의 정연철(45)현장소장은 『건물 균열은 해당 주택의노후및 부실시공으로 이미 오래전 발생한 것』이라며 『그러나 회사가 도의적 책임에 따라 안전진단을 할 예정이나 주민들이 거부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대표 鄭씨는 『지난 4월23일 주민.회사 공동으로 공청회를 열어 공사를 중단하기로 합의했음에도 이틀후 공사를 재개했다』며 『공사중단 이외에는 어떠한 타협도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광주=이상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