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중구청,남산1.2호터널 청소 서로 책임 떠넘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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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요즘들어 남산1,2호 터널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터널을 지날 때면 심한 불쾌감을 느껴야 한다.터널내부가 뿌연 먼지와 연기로가득차 있는데다 터널벽면도 배기가스.매연으로 검게 퇴색돼가고 있기 때문이다.매일 2호터널을 통해 통학하는 김 은영(24.학생.용산구이촌동)씨는 『심한 체증으로 터널안에 갖혀있을 때면 자동차문을 닫고 운전해도 매캐한 냄새가 차안으로 스며들어온다』고 말했다.전등 주변에도 뽀얀 먼지가 쌓여있어 조도 또한 엉망이다. 이같이 남산터널 내부가 불결한 것은 서울시와 중구청이 관리.청소책임을 서로 전가하며 7개월째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터널을 관리해온 중구청 관계자는 『원래 3개월마다 한번씩 청소해야 하는데 지난 11월이후 7개월째 청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등.벽면등 곳곳에 먼지가 쌓여있다』고 말했다.
중구청이 청소를 하지않는 이유는 서울시에 청소비를 요청했으나시측이 이를 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중구청은 『남산터널은 용산구와 중구에 걸쳐있기 때문에 도로법과 지방자치법상 서울시가 관리해야 한다』며 『서울시가 청소등 관리업무를 구 청에 위탁했다면 당연히 청소비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구청은 이에따라 올들어 1호터널의 쌍굴을 포함,3개의 터널을 청소하는데 드는 비용을 터널 1개당 1천만원씩 모두 3천만원으로 잡고 이를 전액부담해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그러나 시측은 『지금까지 터널청소는 관할구청이 맡아왔기 때문에 시예산편성때 터널청소비를 별도로 반영하지 않아 예산을 확보할 방안이없다』는 입장이어서 시민들만 불편을 겪고있다.
현재 서울시내 25개 구청은 서울시 업무가운데 터널,너비 20이상 도로,지하차도 관리.청소업무등을 대행하고 있어 청소비 부담요구는 다른 구청에도 확산될 전망이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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