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맞벌이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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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모(38·서울 연희동)씨와 부인(36)은 맞벌이 부부다. 두 사람 모두 대기업에 다닌다. 김씨는 종합상사에, 부인은 전자회사에서 근무한다. 2년 전에 서울에 30평형대 아파트를 마련했고, 주말에는 두 끼 정도 외식을 한다.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필요한 옷을 구입하고, 각자 승용차가 있다. 유치원생인 아들을 보살피고 살림을 맡아 주는 보모를 두고 있다. 김씨는 “나와 아내의 월급을 합하면 아파트를 살 때 은행에서 빌린 돈의 이자를 매월 내고, 보모 월급 주고, 외식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내는 “돈이 많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쓸 만큼 쓰면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30대 가구의 근로소득이 늘면서 이들이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30대는 맞벌이 부부가 많아 근로소득만 놓고 보면 40대와 50대 가구보다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30대가 가장인 가구의 부부합산 근로소득은 월평균 246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40대(218만7000원), 50대(160만5000원), 20대(181만6000원)가구의 소득보다 많은 액수다.

통계청 관계자는 “30대 여성이 결혼 뒤에도 직장생활을 많이 하기 때문에 30대 가구의 근로소득이 높게 나타났다”며 “그러다 40, 50대 여성은 이런저런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우자의 근로소득은 30대 가구(월평균 47만6000원)가 40대 가구(41만8000원)와 50대 가구(26만8000원)보다 많았다.

30대의 근로소득이 늘어난 만큼 소비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36만9000원으로 40대(243만5000원)보다 낮았다. 하지만 매월 지출하는 교육비를 빼면 사정이 달라진다. 30대 가구는 월평균 25만9000원의 교육비를 지출하지만 40대 가구는 40만9000원의 교육비를 쓴다. 40대쯤 되면 자녀가 중·고등학교를 다녀 학원비 같은 사교육비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결국 교육비 지출을 제외한 소비는 30대가 40대보다 월평균 8만4000원 정도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종윤·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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