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 신한국당 대표 새정치 실험 한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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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일 오후 여야간의 파행으로 얼룩졌던 국회 본회의장.이홍구(李洪九)신한국당대표는 시종 답답한 모습이었다.그는 서울대정치학과 동료교수였던 길승흠(吉昇欽)의원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며 「이상과 현실사이」의 물음을 건넸다.
김윤환(金潤煥)전대표와도 마주 서 프로의 노하우를 들어보는 모습이었다.서청원(徐淸源)총무의 옆자리에 앉아 파국을 지켜보던그는 속수무책이란 듯 애꿎은 안경만 벗었다 썼다 했다.
7일로 취임 한달을 맞은 李대표가 현실정치의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그간 장관.대사.총리로 원만한 관리역만 해왔던 그가 마치 『야생마를 잡아오라』는 격의 대야(對野)타협의 임무에 직면한 것이다.
대표취임후 그는 대통령이 강조한 「새정치」를 줄곧 자신의 화두(話頭)로 삼아왔다.전성철(全聖哲)특보는 그의 새정치가 법치(法治)와 비(非)무력.비폭력이라고 요약했다.
7일 본회의직전 의총에서도 李대표는 『법에 명시된 개원날짜를지키고 야당의 무력저지가 있더라도 절대 변칙적 통과나 물리력을사용치 말라』고 지시했다.그는 『지금 우리에게 남은 건 인내와끈기,단합된 노력뿐』이라고 말을 맺었다.그러 나 야당은 『여소야대를 여대야소로 바꾼 원천적 위헌행위를 새정치로 얼버무리려는모순』(朴相千 국민회의총무)이라며 대꾸조차 않고 있다.이상과 현실.그 틈에서 아마추어 정치인 李대표의 고민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지켜 볼 일이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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