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총재가 다시 이끄는 민주당 앞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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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이 이기택(李基澤)총재체제로 새롭게 출범했다.
총선에서 15석밖에 얻지 못해 교섭단체 구성도 안된 꼬마정당.그나마 지역구당선자 3명이 이탈해버려 지리멸렬한 상태에 빠진민주당이 새로운 체제를 갖춤으로써 심기일전(心機一轉)할지 주목된다.특히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 몰 아닥칠 회오리가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고있는 터라 변화의 파고(波高)에 새민주당이 어떻게 대처할지 행보가 궁금하다.
차기 주자의 길을 다져온 李총재가 총선낙선의 늪을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지도력을 선보일지도 관심거리다.李총재로선 지금까지와는 달리 강력한 단일지도체제의 선장(船長)이 된만큼 일단 운신영역은 넓어졌다 하겠다.
그러나 민주당이 갈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안으로는 전당대회를앞두고 노출된 계파 갈등을 추스려야 하고 밖으로는 내년 대선정국까지 어떻게든 당의 입지를 넓혀가야 하는 벅찬 과제가 놓여있다. 문제는 과연 경선에서 패배한 범개혁그룹 세력들이 승복하고협조체제를 이뤄나갈 수 있겠느냐다.이미 전당대회 준비과정에서 개혁그룹측은 『李고문이 총재가 되면 개혁그룹에선 단 한명도 당직을 맡지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있고 일부 인사들 은 『李고문과는 당을 같이 안할 것』이라며 탈당의사까지 밝힌 바있기 때문이다.따라서 개혁그룹세력중 일부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때를 기다렸다 신한국당 혹은 국민회의쪽 문을 두드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는 상황이다.민주당으로선 최악의 시나 리오다.
물론 李총재는 평소 주장해온 대로 「양金씨를 배제한 야권대통합론」을 적극 추진하며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李총재측 장경우(張慶宇)최고위원은 『국민회의나 자민련 안에서두 金총재를 대선후보에서 배제하자는 목소리를 드높이는 세력이 나올 것』이라며 『민주당이 그들을 엮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13석의 의석을 갖고있는 민주당을 하나의 카운터파트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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