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울ASEM의 성공조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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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을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개최장소로 결정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대규모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려면 이제부터 할 일이 태산같다.ASEM준비위에 제출된 6개 후보지 가운데 서울이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춘 것은 사실이나 서울도 나름대로 문제가 많다는 점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
컨벤션센터의 건설주체가 된 무역협회는 물론 서울시와 정부도 조건이 좋다는 점만 믿고 만심(慢心)하지 말길 우선 당부한다.
아시아와 유럽간의 대화와 협력증진을 위해 구성된 ASEM은 1차 정상회의를 올 3월 태국 방콕에서 열었으며,2차 회의는 98년 영국 런던에서,3차 회의는 2000년 서울에서 열 예정이다.특히 3차 서울회의에는 방콕에 모인 25개국 보다 10개국이 더 많은 35개국 정상들이 참가하고,대표단과 보도진 등 모두 5천여명이 모일 것으로 추산된다.그렇기 때문에 회의의 대규모화에 대비한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삼성동 무역전시관부지에 2천8백억원이 소요되는 컨벤션센터를 짓기로 한 무역협회는 건설자금을 자신들이 조달하고 2년안에 공사를 끝낼 구상이다.그러나 방대한 부대시설까지 공기(工期)내 완공이 가능할지 일말의 불안감을 주고 있다.또 교 통영향평가 등 건축인.허가 과정의 단축과 인근 주민과의 이해상충 등 단기간에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특히 회의기간중 교통체증 문제는 특별한 대책이 수립되지 않는한 피할 수 없는 고민이 될것이다. 서울 회의를 계기로 컨벤션산업을 본격적으로 진흥시킨다는 과제는 미개척의 과제다.애써 만든 국제회의시설이 텅텅 비는사태가 오지 않도록 지금부터 단단한 계획이 필요하다.민간건설주체를 선정한 이유가 향후 채산성 유지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준비기간이 4년도 채 안된다는 절대절명의 조건때문에 제주.경주.대전.부산.일산 등 지방도시가 개최지 선정에서 제외되긴 했으나 소규모 부수회의 등은 지방개최가 가능하다는 점도 유념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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