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신규통신사업-LG 데이콤 지분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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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이번 신규통신사업자 선정과정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은 역시 개인휴대통신(PCS)사업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현대 연합과 LG간에 치열한 신경전으로 번진 LG의 데이콤 지분 문제다.
LG가 계열사의 공식지분 외에도 특별한 관계에 있는 기업들에데이콤 주식을 위장 보유케 하고 있어 공식지분을 합한 지분이 30% 선을 넘는다는 것이다.
「특별한 관계」에 있는 기업으로는 LG 최고경영진과 친인척 관계에 있는 국민생명.상농기업.다화사업등 20여개 회사가 떠올라 있다.현재 LG의 공식 데이콤 지분은 9.35%고 특수관계업체가 보유한 지분이 20%를 넘는 것으로 알려지 고 있다.
LG는 이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매우 곤혹스러운 모습이다.LG는 그러나 이들 업체가 친인척관계에 있는 것은 사실이나 자본적 결합이 없고 관련법에 따라 계열사가 아니어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93년말 공정위 조사에 따라 한차 례 걸러진 문제인데 재론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는 주장이다.또 『PCS사업에 연합한 삼성과 현대가 가진 데이콤 지분의 합계도 10%가 넘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하지만 두 그룹이 보유한 지분의 합계가 문제된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LG의 데이콤 지분 보유문제는 경쟁관계에 있는 삼성.현대의 관심거리에 머무르지 않고 데이콤의 경영과 직.간접 관련이 있는많은 기업들과 재계 전체의 시선이 쏠려 있는 현안이다.
정보통신부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이석채(李錫采)장관은 이 문제를 공정위에 의뢰해 신규사업자 선정에 앞서 명확히 밝히겠다고 다짐했었다.정통부 고위관계자는 이 문제 조사를 공정위에의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정통부로부터 공식적인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다만 데이콤 지분문제를 조사해달라는 문서를 정통부가 보내면 공정위가 접수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메모만 팩스로 전달받았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공정위는 현재 30대 기업의 위장계열사를 가리는 작업에 들어가 있어 데이콤 주식을 보유한 회사들이 LG의 위장 계열사인지여부는 앞으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공정위는 오는 7월 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LG의 데이콤 주식 위장 보유여부를 가리는 것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위장계열사인지를 가리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여서 신규통신사업자 자격문제로서의 데이콤 지분문제는 정통부가 주도적으로 명백히 밝히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 높다.재계 관계자들은 『이 문제를 「예외」로 비켜갈 경우 대기업의 신규업종 진출이나 인수.합병등의 경우에 비슷한 사례가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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