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다보면 어쩔래” … ‘깎신’ V 주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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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탁구의 김경아가 17일 단체전 일본과의 3위 결정전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베이징=뉴시스]

동메달의 비결은 독기 품은 ‘중얼거림’이었다.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의 ‘수탁(수비 탁구) 지존’ 김경아(31)가 1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전날 일본전에 얽힌 재미있는 뒷얘기를 털어놓았다. 한국은 17일 베이징대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단체전 3위 결정전에서 일본을 3-0으로 완파하고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승부의 고비는 김경아와 일본 히라노 사야카의 단식 1회전이었다. 대표팀 맏언니 김경아가 첫승을 거둬야 상승세를 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경아는 수비 탁구의 달인답게 끈질긴 커트로 히라노의 범실을 유도해 3-1로 승리, 동메달의 발판을 마련했다.

둘의 경기 중 눈에 띈 것은 히라노의 ‘노려봄’과 김경아의 ‘중얼거림’이었다. 두 선수는 탁구채에 힘을 불어넣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자신만의 주문을 건 셈이다. 김경아는 과연 어떤 말을 중얼거렸을까.

김경아는 1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시의 ‘중얼거림’이 “쳐다보면 어쩔 건데”라는 말이었다고 밝혔다. 김경아는 “히라노는 상대의 기를 빼앗기 위해 눈빛을 많이 보내는 스타일”이라며 “그래서 나도 ‘그래, 내가 막을 테니 너는 뚫어라’ ‘쳐다보면 어쩔 건데’라고 이야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김경아는 ‘공탁(공격 탁구)’으로의 전환을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 탁구에서는 수비 탁구가 불리하다. 왜 내가 수비 탁구를 선택했을까 후회도 많이 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에게 수비 탁구를 알렸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운동으로서 감동도, 재미도 줄 수 있어 수비 탁구를 선택한 것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개인전이 남았으니 국민 여러분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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