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IIE교실>1.국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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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획일적 수업을 벗어나 학생들의 참여를 촉진하는 교육활동은 우리 학교 현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이때 컴퓨터 활용은 매우효율적이고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그러나 이같은 활동은 교사의 창의성과 치밀한 계획을 필요로 한다.한국교 육개발원 연구원들이 제안하는 컴퓨터를 활용한 재미있는 학습,생기있는 교실로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들을 소개한다.
[편집자註] 컴퓨터에 능숙한 학생들 앞에서 주눅이 들곤 하던서울 S초등학교 5학년 담임 K교사는 컴퓨터 연수를 바로 마친「컴맹 탈출」 초보교사.최근 인터네트를 학교교육에 이용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그도 이제는 수업시간에 컴퓨터 를직접 활용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K교사는 국어시간에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하고 관련자료를 찾던 중 한국교육개발원에서 펴낸 『컴퓨터의 도구적 활용사례집』을 발견하고 거기에소개된 사례를 중심으로 적용해 보기로 했다.
1학기 단원 1의 「동시(童詩)를 쓰는 재미」를 선택해 학생들에게 직접 동시를 쓰게 했다.고도의 사고력을 요구하는 글쓰기는 「국어의 꽃」이라지만 학생들은 종종 글쓰기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애 태우는 경우가 많다.
K교사는 이런 글쓰기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생활 속에서 우러나오는 다양한 느낌들을 자연스럽게 글로 표현하도록 시청각매체와 함께 대체로 많은 학생들이 알고 있는 워드프로세서 기능을 사용했다.학생들이 자연스런 발상의 기회를 갖 고 편리하게글을 써 내려가 글쓰기의 동기가 유발되고 학습의욕이 높아지는 것이 K교사가 기대한 것.
먼저 컴퓨터실에 있는 VCR를 통해 학교와 가정생활이 담긴 화면을 감상하게 한 후 생각나는 점과 느낀 점을 워드프로세서로써 내려가도록 했다.
워드프로세서 화면을 둘로 나누어 위의 화면은 VCR화면에서 보고 느낀 점을 산문으로 작성케 하고 아래의 화면은 산문을 정리해 동시를 쓰게 했다.하드디스크가 없는 학교의 컴퓨터인지라 디스켓 한 장으로 된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사용 했으나 수업에는 전혀 문제가 안됐다.
완성된 글을 예쁘게 장식하도록 도스용 그래픽 프로그램인 「수채화」를 사용했다.컴퓨터를 잘하는 학생은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서투른 학생은 「수채화」프로그램에 들어 있는 예쁜 견본들을 직접 불러다 사용하게 했다.
현재 학교의 컴퓨터는 낙후된 기종이지만 K교사가 수업에 사용해본 결과 학생들의 반응은 놀라웠다.자신의 글이 예쁜 그림과 함께 인쇄돼 나오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은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었다.또 누구나 그림이 있는 동시 한 편씩을 손에 받아 보고 흐뭇해 했다.
컴퓨터가 자기 집의 것보다 고물이라 못쓴다는 생각도 사라졌고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이제 K교사 담당반의 학생들은 학교문집과 학교신문을 만들자고 아우성이다.
송재신<한국교육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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