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父母-낳고 길러주신 어버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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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父는 본디 오른손(又)에 막대기()를 쥐고 있는 「아버지」를뜻한다.참고로 아들(子)에게 회초리 자국(爻)이 남도록 때리는것()이 「敎」로 「가르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母는 女와 두개의 점(乳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낳아 기른다」는 뜻이다.「育」자의 갑골문을 보면 산모가 아기를 낳는 모습이다.곧 아버지는 교육(敎育)을,어머니는 양육(養育)을 담당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나 중국은 부권(父權)중심의 유가(儒家)사회를 형성했기 때문에 아버지는 가장(家長)으로서 엄한 존재,어머니는자상한 존재로 여겼다.여기서 나온 말이 엄부자모(嚴父慈母)다.
물론 교육.양육은 둘 다 중요하지만 특히 교육을 강조했던 유가에서는 우열이 있었다.곧 자식을 낳는 것은 동물도 가지고 있는 기능이지만 훌륭하게 가르쳐 하나의 「인격」을 완성하는 것은인간 고유의 기능이다.자연히 아버지의 역할이 중 시되었으며 여기에다 스승까지 중시하게 돼 마침내 임금과 동격으로 여기는 「君師父一體」라는 관념으로 발전하게 된다.
지금 부모의 우열을 논할 수는 없다.그저 자식에게는 「어버이」로서 효도의 대상일 뿐이다.참고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규정한 것에 유교의 효경(孝經)과 불교의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이있다.재미있는 것은 전자가 아버지에 비중을 둬 효도(孝道)를 강조했다면,후자는 그야말로 「진 자리 마른 자리를 갈아 뉘시는」어머니의 은덕(恩德)을 잊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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