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野,與강공에 앙숙관계 접고 연대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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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7일 오전 기자들에게 난데없이「민주당 동정론」을 폈다.『민주당이 고생이 많다고 합디다.농성장에도 사람이 별로 없고….그런데 동정은 못할망정 자꾸 쑤셔대고흔들어대니.』 金총재는 혀까지 찼다.국민회의 당직자들 역시 입만 열면 『민주당을 도와줘야 한다』는 말을 한다.불과 한달여전만 해도 민주당을 「신한국당의 2중대」「치고 받고 싸우기만 하는 당」으로 몰아붙이던 국민회의와 자민련이다.한데 이젠 일제히팔을 걷어붙이고 「민주당 감싸안기」에 나선 것이다.
6일에는 한광옥(韓光玉)국민회의.김용환(金龍煥)자민련사무총장이 민주당사를 찾아갔다.韓총장은 농성중인 민주당 당직자들에게 『우리는 과거 동고동락한 사이가 아니었더냐』며 동질성을 수차례에 걸쳐 강조했다.그리고는 『앞으로 여당의 야권 흔들기에 야당이 함께 힘을 합쳐 나가자』고 강조했다.金총장도 『민주당의 위기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며 야권 공조체제를 다짐했다.
「3金청산」을 외치며 야권의 두 金총재를 맹공하던 민주당 역시 태도를 바꾸긴 마찬가지다.민주당 제정구(諸廷坵)총장은 『두총장님이 격려 방문해준건 적절한 조치』라며 감사를 표했다.韓.
諸 두총장은 다정히 귀엣말까지 나눴다.그러면서 야3당 총장회담을 갖기로 했다.『우리가 언제 앙숙이었더냐』는 식이다.야3당 총재회담까지도 거론되고 있다.야3당이 이처럼 손쉽게 과거의 구원(舊怨)을 떨치게 된건 신한국당의 강공 드라이브에 맞서기 위해선 서로 연대할수밖에 없다는 절박 감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국민회의.자민련은 일단 민주당의 추가 이탈자를 막는 것이 급선무다.민주당 이탈자는 결국 신한국당행(行)을 택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으로선 이미 지역구 당선자 3명이 빠져나가는등 고사(枯死)위기에 처해있다.거기에 당권경쟁문제로 지도부끼리도 단합이 안되는 상태다.그러니 누구의 손이라도 잡아야 할 판이다.어차피 적의 적은 동지인 셈이다.그러나 이들 야3당 의 불안한 협조관계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상황이 달라지면 그들은 또 경쟁에 더 신경을 쓸 것이고 이 점을 여당이노릴 것이기 때문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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