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브란덴부르크 통합실패-옛 동독 주민들 반대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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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변화보다 안정을.』 독일 베를린주(州)와 브란덴부르크주의 통합이 5일 실시된 주민찬반투표에서 옛동독주민들의 반대로 실패했다. 지역별 투표 결과를 보면 베를린시민은 53.4%가 통합에 찬성했다.반면 동(東)베를린에서는 54.7%가,브란덴부르크주는 62.7%가 반대했다.
이 결과는 옛동독지역인 브란덴부르크주와 동(東)베를린 주민이90년 통독(統獨)이후의 실업사태와 범죄 증가에 대해 느낀 염증을 투표에 반영한 것이라고 현지언론 등은 분석한다.
더 나아가 옛동독지역 주민이 서독지역 주민에 비해 모든 면에서 「2등국민」이라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반대표를 던졌다고 해석한다. 정치인들은 그동안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의 통합이 행정효율을 높이고 투자를 유치하는데 보다 효율적이라고 주장하면서 통합을 추진해왔다.
특히 베를린주와 브란덴부르크주 지방정부는 서로간의 통합을 통해 「대(大)베를린」을 건설,유럽 중심지로 재도약하려는 야심찬계획을 추진해왔다.
이번 통합안 부결은 앞으로 16개 주를 절반으로 축소하려는 연방정부의 계획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차대전후 독일에서는 52년 남서부의 바덴주와 뷔르뎀베르크주가 통합된 이후 지자체 통합이 이뤄진 적이 없다.
베를린=한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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